[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정말 안심할 수 없는 것일까.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의 몫으로 기정사실로 굳어진 것처럼 보이는 NL MVP 레이스에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했다.
바로 스물세살의 젊은 호타준족 시카고 컵스 외야수 피트 크로-암스트롱(PCA)이다.
PCA가 역사상 4번째로 빠른 속도로 25홈런-25도루 고지에 도달했다. 그는 11일(이하 한국시각) 타깃필드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 4번 중견수로 출전, 홈런 두 방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3타점 3득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8대1 승리를 이끌었다.
PCA는 1-0으로 앞선 3회초 2사 2루서 미네소타 우완 선발 크리스 패댁의 초구 93.9마일 바깥쪽 직구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살짝 넘겼고, 6-1로 앞선 7회에는 선두타자로 나가 좌완 앤서니 미세비치의 2구째 가운데 낮은 코스로 떨어지는 79.2마일 커브를 잡아당겨 우측 펜스 너머 비거리 425피트 지점에 꽂았다.
시즌 24, 25호 홈런을 작렬한 PCA는 올시즌 5번째 멀티홈런 게임을 달성했다. 이는 컵스 선수로는 2005년 데렉 리(8경기) 이후 한 시즌 최다기록이다.
27도루를 기록 중인 그는 또한 개인 92경기 만에 25-25를 달성해 이 부문서 1989년 에릭 데이비스(69경기), 2002년 알폰소 소리아노(91경기), 1973년 바비 본즈(91경기)에 이어 4번째로 빠른 속도를 보였다.
PCA는 경기 후 현지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그런 분들과 함께 언급되다니 몸둘 바를 모르겠다"며 "에릭 데이비스는 중견수로서 올어라운드 플레이어였다. 정말 멋진 선수였다. 그러나 아직 올스타 브레이크가 오지도 않았다. 3경기가 더 남아 있어 디비전 1위를 더 공고히 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후반기를 겨냥해야 한다"고 말했다.
컵스는 55승38패를 마크, NL 중부지구 선두를 유지했다. 2위 밀워키 브루어스(53승40패)에 2게임차 앞서 있다.
PCA는 이날 현재 타율 0.271(361타수 98안타)에 NL에서 홈런 공동 4위, 타점(70) 4위, 득점(67)공동 3위, 도루 2위, OPS(0.869) 12위에 랭크됐다.
bWAR은 5.6으로 1위인데, 중견수로서 수비력도 한 몫하고 있다. 스탯캐스트의 수비력 가치(Fielding Run Value)가 16으로 전체 야수를 통틀어 1위다.
크레이그 카운셀 컵스 감독은 "모든 타석에서 홈런을 칠 수도 없고, 모든 타석에서 안타를 칠 수도 없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경기를 지배할 수 있다는 걸 오늘 우리는 봤다. 그는 아주 엄청난 방법으로 경기를 지배한다"고 극찬했다.
오타니는 이날 경기가 없는 휴일이었다. 88득점은 양 리그를 합쳐 1위이고, 타율 0.279(359타수 100안타)에 NL에서 홈런(31), 장타율(0.610), OPS(0.993) 1위를 달리고 있다. 오타니는 bWAR 4.2로 이 부문 NL 5위에 그치고 있다. 공격 bWAR은 4.1로 후안 소토(4.1), PCA(4.1)에 이어 3위다. 여기에 PCA의 수비 bWAR(1.7)을 따라갈 방법이 없다.
다만 오타니는 최근 마운드에 다시 오르기 시작했기 때문에 투수 bWAR에서 추격의 기회를 만들 수 있다. 현재는 투수로서 bWAR이 0.2로 미미하다.
fWAR에서는 PCA가 5.1로 1위, 오타니가 4.5로 2위다.
이날 타깃필드에는 원정임에도 컵스 팬들이 대거 모여 "P-C-A!"를 연호했다. 팬 투표를 통해 NL 올스타 외야수로 선발된 PCA는 12~14일 뉴욕 양키스와의 원정 3연전을 끝으로 전반기를 마감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