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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곁에는 23년을 함께한 봄 같은 아내 미향 씨가 있다. 남편이 땅에서 더불어 사는 삶을 전할 때, 미향 씨는 농사의 결실로 풍성한 식탁을 차려낸다. 환경을 위해 다 해진 겉옷에 청테이프까지 붙여가며 입는 검소한 농부, 반면, 아내는 어딜 가도 눈에 띄는 화려한 외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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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듯 닮은 부부. 오늘도 '모델' 아내는 화려한 패션쇼 무대를 누비고 '농부' 남편은 흙과 풀을 살리는 삶의 철학을 일궈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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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아내를 보면 농부는 봄처럼 들뜬다. 모델 아내는 올곧은 나무처럼 삶의 철학을 가진 남편이 존경스럽다. 알알이 커진 매실을 수확하는 날 호진 씨는 매실나무를 타고, 미향 씨는 그 아래에서 부지런히 매실을 줍는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흐뭇해지는 아들 한솔이 왔다. 아들은 "아버지 어디가 좋았어요?"라며 장난 섞인 질문을 던진다. "해맑잖아"라고 대답하는 미향 씨의 눈에는 백발이 되어도 여전히 해맑은 남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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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 오래 살다 온 딸과 사위가 상주로 와서 가장 좋은 건, 장모님
호진 씨가 나무에 부부의 이름을 새겨넣는다. '모델 박미향, 농부 정호진'. 나란히 새긴 명패를 대문에 내건다. 생명을 길러내는 농부, 무대 위에서 빛나는 모델은 오늘도 인생의 같은 방향으로 나아간다. 뜨겁고 푸르게.
tokki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