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아버지를 뒤따라 태극마크를 달고 득점하는 기분은 어떨까.
역사를 쓴 국대 스트라이커 이호재(포항)는 "부자가 대표팀에 뽑히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인데, 부자가 골까지 같이 넣었다. 그래서 더욱 뜻깊고, 더욱더 영광스럽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한다.
이호재는 11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홍콩과의 2025년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2차전에서 1-0으로 앞선 후반 22분 추가골을 가르며 팀의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중국전에서 교체로 A매치 데뷔전을 치르고 이날 선발로 나선 이호재는 좌측에서 문선민(서울)이 띄운 크로스를 골문 앞에서 헤더로 받아넣었다.
이호재는 "크로스 타이밍에 대해 많이 연습했는데, 하나가 걸려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선민이형 득점 지분이 70%, 내 지분이 30% 정도"라며 미소지었다.
이호재의 부친은 1990년대 '캐논슈터'로 명성을 떨친 이기형 현 옌벤 감독. A매치 47경기 6골을 기록했다. 이호재는 이 감독이 2003년 10월 네팔전에서 마지막으로 득점한지 무려 21년 9개월만에 아버지의 뒤를 이어 득점을 쏘아올렸다. 이 감독은 경기 직후 아들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이호재는 "대표팀 경기를 많이 뛴 아버지께 축하 문자를 받은 거라 감정이 남달랐다. 감사드린다"라고 했다.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호재는 고립되는 상황이 몇 장면 있었다. 오늘이나, 이 대회를 마치고 본인들이 얼마나 더 성장하고 노력해야 하는지 충분히 느낄 것"이라며 "그래도 짧은 시간 안에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린 점은 축하하고 싶다"라고 쓴소리와 칭찬을 동시에 건넸다.
이호재는 "공격수로서 골을 넣으면 자신감이 올라가는 건 확실하다. 이 부분을 통해 더욱 발전하려고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이호재는 이번 동아시안컵에 참가한 세 명의 공격수(주민규 오세훈 이호재) 중 막내다. 그는 "여기 와서 민규형을 처음 알게 됐다. 민규형만이 지닌 노하우를 배우고 있다. 세훈이형은 합류한지 얼마 되지 않아 많은 말을 나누지 못했다. 세훈이형에게도 노하우나 경험을 배우고 싶다"라고 했다.
중국(3대0 승)과 홍콩을 상대로 연승을 달린 대표팀은 15일 일본과의 사실상의 결승전을 치른다. 이호재는 "만약 감독님이 경기에 넣어주신다면 그 시간 안에 최선을 다해서 공격수로서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고, 팀에 도움이 되는 플레이를 하려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용인=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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