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두산 위로 가야죠."
허언이 아니었다. 롯데 자이언츠 정철원이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했던 말이다. 정철원은 작년까지 두산에서 뛰었다. 이때만 해도 '적극적인' 자신감 표현 정도로 들렸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10년 동안 롯데가 두산보다 높은 순위였던 적은 2019년 한 번 뿐이다. 그나마도 롯데가 8등, 두산이 9등이었다.
두산은 2015년부터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강자였지만 롯데는 2012년 이후 지금까지 가을야구에 나간 적도 한 번 뿐이다.
올해는 입장이 180도 바뀌었다. 정철원의 다짐이 현실이 됐다.
롯데는 2025 KBO리그 정규시즌 47승 39패 3무승부 승률 0.547, 3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두산은 36승 49패 3무승부 승률 0.424, 9등으로 반환점을 돌았다.
정철원의 각오대로 롯데는 두산보다 훨씬 높은 위치를 차지했다.
두산은 2024시즌을 마치고 롯데와 '빅딜'을 단행했다. 신인왕 출신 구원투수 정철원과 내야 유틸리티 전민재를 롯데에 보냈다. 롯데는 외야수 김민석 추재현과 투수 유망주 최우인을 내줬다.
2월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만났던 정철원은 "올해 우리팀 잘할 것 같다. 두산 보다 높은 곳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꿈꿨다.
이어서 그는 "두산은 항상 높은 곳에 있는 팀이 아닌가. 굳이 두산을 잡겠다는 것이 아니고 롯데가 두산 보다 높다면 두 팀이 다 함께 높은 곳에 있다는 의미"라며 오해를 차단했다.
정철원은 롯데와 함께 거침없이 진격했다. 정철원은 46경기 43⅔이닝을 던지며 4승 1패 20홀드 평균자책점 4.53을 기록했다. 70이닝 32홀드 페이스다. 신인왕 시즌인 2022년 4승 3패 23홀드 3세이브를 이미 넘을 기세다.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에는 공교롭게 친정 두산을 만났다. 정철원은 8일 부산 두산전에 구원 출격해 추재현 김민석을 연속 삼진 처리하며 포효했다.
정철원과 함께 이적한 전민재도 대활약했다. 주전 유격수를 꿰찼다. 전민재는 73경기 275타석 타율 0.304 / 출루율 0.343 / 장타율 0.388을 기록했다. 수비도 벌써 516⅓이닝이나 소화했다. 작년 수비이닝 395이닝을 이미 초과했다. 전민재는 생애 처음으로 올스타전까지 출전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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