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은퇴식 수준의 예우를 준비한 KT.
KT 위즈가 '장수 외국인 선수' 쿠에바스와의 이별을 담담히 준비하고 있다. 은퇴식 수준의 고별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KT는 최근 새 외국인 투수 머피 영입을 확정지었다. 이미 언론을 통해 KT가 올시즌 극심한 부진을 보인 쿠에바스를 대신해 새 외국인 투수와 계약 단계라는 얘기가 전해졌다. 그 대상이 머피였고, 이 사실에 대해 KT도 부인하지 않았다. 다만, 쿠에바스에 대한 예우와 머피의 메디컬테스트 문제 등으로 확답만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머피 영입에 대한 세부 조율이 모두 끝났고, 교체 작업이 11일 종료됐다. 머피는 27만7000달러의 조건에 KT 입단 도장을 찍었다.
최고 157km 강속구를 자랑하는 머피의 합류가 반가운 KT지만, 지난 7시즌을 함께 했던 쿠에바스와의 이별은 안타까운 일이다.
쿠에바스는 올시즌 18경기에서 3승10패 평균자책점 5.40. 6월 삼성 라이온즈전 승리 등 잠깐 살아나는 듯 했지만, 최근 두 경기였던 롯데 자이언츠전과 두산 베어스전 연속 5실점 경기로 다시 내려앉았다. 올시즌 구위가 완전히 저하된 모습. 최근 10경기 1승8패 처참한 성적이었다. KT는 전반기를 5위로 마감했는데, 상위권 팀들과의 승차가 크지 않아 후반기 대역전극을 노려볼 수 있는 상황. 승부수를 던질 타이밍에 머피를 영입하게 됐다.
KT 나도현 단장은 머피에 환영의 인사를 건네면서도 "7시즌 동안 팀을 위해 헌신해준 쿠에바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말을 잊지 않았다.
이걸로 끝이 아니다. KT는 20일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서 쿠에바스 고별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외국인 선수의 퇴출은 프로야구 세계에서 엄청나게 자주 있는 일이지만, 외국인 선수를 넘어 창단 첫 우승을 함께 하고 가족같이 지냈던 쿠에바스와의 이별은 그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KT는 올해 박경수, 신본기, 조용호의 은퇴식을 치렀다. 레전드인 박경수 코치 은퇴식은 경기 전후로 성대하게 치러졌는데, 그 규모까지 가기는 현실적으로 힘들고 신본기와 조용호의 은퇴식처럼 경기 전 성의를 다해 행사 스케줄을 준비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쿠에바스는 홈팬들에게 직접 고별사를 남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한다.
한편, KT는 후반기 한화와의 첫 4연전 계속 잔치를 연다. 17일은 이강철 감독의 500승 시상, 18일은 로하스의 KBO리그 역대 외국인 선수 최다 홈런 시상식이 이뤄진다. 이 감독은 4일 두산 베어스전 승리를 이끌며 개인 500승 기록을 채웠다. 로하스는 3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KBO리그 데뷔 후 175번째 홈런을 치며 두산 출신 우즈가 보유했던 174홈런 기록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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