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파5 15번 홀. 선두 김민주가 3.7m 버디퍼트를 놓쳤다. 1타 차 추격하던 2위 방신실이 1.8m 버디퍼트를 성공하며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다음 홀인 파3 16번 홀. 방신실의 티샷이 짧았다. 홀까지 약 11m를 남겼다. 이를 지켜본 김민주는 조금 더 길게 쳐서 약 5m를 남겼다. 다시 단독 선두로 올라갈 수 있었던 버디 찬스. 하지만 살짝 강했던 스트로크로 공은 홀을 1.2m 쯤 지나갔다. 살짝 급하게 한 파 퍼트 마저 홀을 외면했다. 버디찬스가 보기로 둔갑하는 순간.
긴 퍼트를 차분하게 홀 옆에 잘 붙여 파로 마무리한 방신실이 1타를 앞서 단독 선두에 올랐다. 기세를 탄 방신실은 17번 홀(파4)에서 두번째 샷을 홀 옆에 붙이며 버디를 잡고 2타 차로 벌렸다. 대역전 우승을 예약하는 순간이었다. 방신실(21)이 드라마틱한 역전 우승으로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2025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방신실은 13일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총상금 10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1개로 4타를 줄이며 68타를 기록, 최종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3타 차 우승을 차지했다.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스에 이어 올시즌 두번째 우승이자, 통산 4승째. 방신실은 이번 우승으로 이예원에 이어 올시즌 두번째로 다승자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방신실은 우승상금 1억8000만원을 보태 이예원 홍정민에 이어 상금랭킹 3위로 올라섰다.
선두 김민주에 2타 뒤진 2위로 챔피언 조에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방신실은 전반에 2타를 줄였지만, 후반 첫 홀인 10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주춤했다. 하지만 다음 홀인 11번 홀(파5)에서 버디로 만회하며 2타 차 추격을 이어갔다.
김민주가 12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1타 차로 좁혀졌고, 방신실은 승부처였던 15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 동타를 이루며 김민주를 거세게 압박했다.
대회를 마친 뒤 방신실은 "우승할 줄 몰랐다. 전반까지 선두와 2타 차이가 났고, 팽팽한 흐름이라 끝까지 제 플레이에 최선을 다하자고 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져 기쁘고 행복하다"며 웃었다. 김민주와 챔피언 조에서 경쟁한 그는 승부처에서의 강한 뒷심에 대해 "필드에서는 생각보다 긴장이 안됐다. 다른 선수보다 제 플레이에 집중하니 큰 무너짐 없이 마칠 수 있었다"며 "지난 대회부터 날씨 더워지다 보니 아이언 로프트를 1도씩 높였는데 거리가 일정해지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시즌 초 첫 우승 후 손목 통증으로 주춤했던 방신실은 "부상으로 흐름이 끊기고 풀리지 않았는데 지난주부터 성적이 오르고 값진 우승을 하게 됐다"며 "손목은 거의 완치됐지만, 지난해부터 안좋았던 부분이라 조심하면서 재활, 치료 속에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KLPGA는 이달 말까지 2주 간 휴식기에 들어간다. 꿀맛 휴식을 앞두고 우승을 차지한 방신실은 "체력적인 부분을 보완하고 숏게임 퍼팅을 보완하며 하반기 대회를 준비할 계획"이라며 "개인 시즌 최다 2승을 넘어 3승을 달성하고, 못해본 메이저대회 우승이 목표"라고 밝혔다. 2,3라운드 연속 선두를 지키며 통산 두번째 우승을 노렸던 김민주는 16번 홀 퍼팅 리듬을 잃으면서 아쉽게 선두를 내주고 말았다. 마지막 18번 홀(파4) 마저 보기를 범하며 1타를 잃어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로 홍정민과 함께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박현경과 김소이가 나란히 3타씩 줄여 10언더파 278타로 공동 4위, 4타를 줄인 성유진이 9언더파 279타로 김수지 황민정과 함께 공동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이븐파를 기록한 유현조는 8언더파 280타로 이제영과 신인 1위 김시현과 함께 공동 9위로 7회 대회 연속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KLPGA투어 역대 최장 연속 톱10기록은 고우순(1989년) 한명현 강연순(이상 1985년)이 기록한 10회다.
디펜딩 챔피언 고지우는 이날 4타를 줄여 최종 5언더파 283타로 공동 18위로 대회를 마쳤다.
정선=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