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경기장엔 VIP 입장을 위한 레드카펫이 깔렸고, 하프타임엔 이례적인 쇼가 펼쳐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장에서 이 모든 장면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트로피 시상자로 나섰다. 14일(한국시각) 첼시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결승전 풍경이다.
미국 뉴저지 메트라이프스타디움에서 펼쳐진 결승전은 8만2500명의 관중이 운집했다. 흥행 부진으로 몸살을 앓았던 클럽월드컵은 오랜만에 만원관중 그림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보다 눈길을 끈 것들이 워낙 많았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영화 감독 스파이크 리, 하마드 빈 칼리파 알타니 전 카타르국왕 등 유명인, 전 선수 등은 메트라이프스타디움 중앙 출입구에 깔린 레드카펫을 밟고 입장했다. 장내엔 흥겨운 공연이 펼쳐졌다. 카운트다운이 끝난 뒤 영국 팝스타 로비 윌리엄스와 이탈리아 싱어송라이터 라우라 파우지니가 FIFA의 새로운 찬가인 '디자이어'를 불렀다. 여기까진 여느 국제대회에서 볼 수 있던 장면. 이후 '미국 국가' 연주를 시작으로 경비대, 군용기 행진 및 불꽃놀이가 이어졌다. 두 팀 선수들이 입장하는 순간엔 미국 유명 복싱 아나운서 마이클 버퍼가 "럼블을 준비하자!"는 자신의 시그니처 대사를 외쳤다. 영국 BBC는 '경기 전 벌어진 일이 워낙 많아 예정시간보다 8분 늦게 경기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첼시가 3-0으로 크게 앞선 채 전반전이 마무리 된 뒤엔 '하프타임 쇼'가 펼쳐졌다. 경기장 지붕 밑에 설치된 특설 무대에서 가수들이 흥겨운 공연을 진행했다. 흡사 슈퍼볼에서 볼 수 있던 장면. 그라운드 무대에서 진행되는 슈퍼볼과 달리 지붕 밑에 무대가 설치된 게 차이였다. BBC는 '피치 손상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며 'PSG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쇼를 지켜봤으나, 첼시 선수들은 라커룸으로 철수했다가 되돌아왔다. 후반전 시작은 9분 지연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 내외와 동석해 결승전을 관람했다. 후반전 시작에 앞서 공식 중계사 리포터와 짧은 인터뷰에 나서기도. BBC는 '이날이 펜실베니아 총격 사건 후 정확히 1년 만인 점을 돌아보면 경기장 경비가 크게 강화된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며 '경호국 요원들은 무장한 채 현장에 투입됐고, 메트라이프 스타디움 옥상엔 저격수들이 배치됐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