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올스타전 양 리그 선발투수는 사이영상 1순위 후보로 꼽히는 에이스들이다.
AL 태릭 스쿠벌(디트로이트 타이거스)과 NL 폴 스킨스(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16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9시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리는 제95회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서 선발로 격돌한다. 물론 정규시즌이 아니기 때문에 둘 다 길게 던져봐야 2이닝이다.
그러나 그 어떤 에이스들의 맞대결보다 뜨거운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우선 전반기 성적 때문이다.
스쿠벌은 19경기에서 121이닝을 던져 10승3패, 평균자책점 2.23, 153탈삼진을 올렸고, 스킨스는 20경기에서 121이닝을 투구해 4승8패, 평균자책점 2.01, 131탈삼진을 마크했다.
양 리그를 합쳐 스쿠벌은 WHIP(0.83) 1위, 스킨스는 평균자책점 1위다. 물론 사이영상 경쟁은 거칠고 뜨겁다. AL에서는 보스턴 레드삭스 개럿 크로셰(10승4패, 2.23, 160K), NL에서는 필라델피아 필리스 잭 휠러(9승3패, 2.36, 154K)가 위협적인 경쟁자들이다.
두 투수의 맞대결에서는 스피드가 관전포인트다. 올시즌 1500개 이상의 공을 던진 투수들 가운데 포심 패스트볼 평균 스피드가 스킨스가 98.2마일로 1위, 스쿠벌이 97.6마일로 2위다. 전반기 최고 구속은 스쿠벌이 102.6마일, 스킨스가 100.6마일이었다.
둘은 서로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스쿠벌은 올스타전에서 선발 맞대결을 하게 된 스킨스에 대해 현지 매체 디 애슬레틱과의 인터뷰에서 "난 현존 최고의 투수와 대결하는 걸 좋아한다. 커리어의 출발이 나와 다르게 매우 화려하다"며 "그가 자신을 끌고가는 방법이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그를 몇 번 만났는데, 매우 성숙하고 자신의 루틴을 잘 알고 있으며 스스로를 발전시키는데 진심"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두 선수는 올초 뉴욕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시상식에 함께 참석해 나란히 앉아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고 한다. 스쿠벌은 AL 사이영상 수상자, 스킨스는 NL 올해의 신인 자격이었다.
스킨스 역시 스쿠벌에 대해 "그는 마운드에서 완벽한 싸움꾼이다. (그와의 대결은)포식자와 먹잇감이란 얘기다. 그저 스트라이크존을 공격적으로 던진다"며 "그가 94개의 공으로 13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완투한 이유다. 무시무시한 공으로 스트라이크존을 공격하는 진짜 피칭을 한다"며 혀를 내둘렀다.
스킨스가 언급한 스쿠벌의 완투 경기는 지난 5월 26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홈게임이다. 당시 그는 투구수 94개로 9이닝 2안타 무실점의 완봉승을 거둔 바 있다. 스킨스가 그 경기를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는 건 나중에 영상으로 보고 기록을 꼼꼼히 살펴봤다는 얘기다. 올스타전에서 그와 맞붙게 됐으니, 설레는 마음도 작용했을 터.
두 선수가 현존 최고의 에이스라는 평가에 이견은 없다. 흥미롭게도 둘은 비슷한 수준의 구위를 갖고 있고, 메이저리그 선수노조에서 소위원회 활동을 하고 있으며, 패밀리 네임이 'Sk'로 시작하는 등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2018년 드래프트 9라운드 전체 255순위의 지명을 받은 스쿠벌은 2020년 빅리그에 데뷔해 부상과 부진으로 자리를 잡지 못하다 작년 처음으로 올스타 뽑히고 AL 사이영상을 수상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반면 2023년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 출신인 스킨스는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올스타전 선발이라는 영광을 안았다. 많은 유사점에도 불구, 두 선수는 성장 배경과 커리어 출발이 사뭇 다르다.
그러나 비로소 정상 무대에 만나게 됐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