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더 단단해지고, 끈끈해져야 한다."
키움 히어로즈 감독, 단장, 수석코치 폭풍 경질 사태에 팀 주장 송성문이 선수단을 대표해 입을 열었다.
키움은 14일 홍원기 감독, 고형욱 단장, 김창현 수석코치를 한 번에 경질하는 충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3년 연속 꼴찌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극단적인 팀 쇄신을 하겠다는 의지. 하지만 반응은 좋지 않다. '리빌딩'을 외치며 싸울 수 있는 전력을 만들어주지도 않고, 책임을 현장에 묻느냐는 의견이 압도적이다.
키움은 2020년부터 2군 감독직을 역임한 설종진 감독을 감독대행으로 선임했다. 그리고 1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선수들과 상견례 겸 첫 훈련을 실시했다. 선수들은 약간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 약 1시간 40분의 훈련을 소화했다.
송성문은 "놀랐지만, 야구는 선수들이 하는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에만 충실하자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선수들에게도 후반기 53경기가 남았으니 경기에 더 집중하자는 얘기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아무리 프로 세계에서 이런 자리 교체가 일어나고, 받아들여야 하는게 숙명이라고 하지만 송성문 개인적으로는 홍원기 감독의 퇴장이 감정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을 듯. 홍 감독은 오랜 기간 수비코치, 수석코치, 감독으로 일했다. 송성문의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를 다 지켜봐온 장본인이다. 송성문은 "내가 군대에 다녀온 후부터 계속 감독님과 함께 했다. 감독넘 덕에 정말 많은 기회를 받았고, 성장할 수 있었다. 어제 전화를 드렸다. 감사하고, 죄송하게 생각한다. 선수들이 더 잘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다. 감독님도 '하던대로 열심히 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다"고 말했다.
새롭게 1군 수장이 된 설 감독대행에 대해 송성문은 "잘 부탁한다는 인사만 서로 주고받았다. 김태완 타격코치님도 새로 오셨기 때문에 내가 중간에서 역할을 잘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설 감독대행님은 야구장 밖에서는 선수들을 편하게 해주시지만, 그라운드 안에서는 칼 같은 면이 있으시다. 틀을 벗어나지 않는 플레이, 행동을 좋아하신다"고 소개했다.
송성문 본인이야 확실한 주전이니 감독 교체가 크게 와닿지 않을 수 있지만, 입지가 애매한 선수들은 불안에 떨 수밖에 없다. 특히 어린 선수들이 많은 키움은 동요가 더욱 클 수 있다. 하지만 송성문은 "어린 친구들이 오히려 2군에서 설 감독대행님과 함께 한 시간이 많았다. 오히려 야구에 집중하기에 더 좋은 환경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송성문은 마지막으로 "가을야구가 목표였는데, 정말 힘든 전반기를 보냈다. 사실 누가 봐도 다른 팀들이 우리를 만만하게 봤다. 그런 모습을 탈피하는게 가장 큰 목표가 될 것 같다. '키움 쉽지 않다'는 얘기를 들어야 한다. 그렇게 더 단단해지고, 끈끈한 팀이 되면 승률 등은 자연스럽게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고척=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