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솔직히 그만둬야 생각도 했는데…."
2023년 말. 경기도 분당 서당초 야구부는 해체 위기에 있었다. 매년 선수가 줄었고, 감독도 공석이 됐다.
야구부를 지키겠다는 학부모의 의지가 강했고, 황덕균 감독이 부임했다.
황덕균 감독은 현역 시절 '인간 승리'의 아이콘으로 불렸다. 두산 베어스-NC 다이노스-KT 위즈-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서 현역 생활을 했다. 만 30세에 1군 데뷔전을 치렀고, 1군 승리도 있다. 방출의 쓴맛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의지를 보여준 황 감독은 은퇴 이후에도 야구와 인연을 꾸준하게 이어왔다.
야구 아카데미 'DK베이스볼'을 운영했고, 2019년에는 장애 아동과 비장애 아동이 함께 뛰는 '베스트원 야구단'도 이끌었다. 특히 '베스트원 야구단' 시절에는 소정의 급여에 자신의 사비 더해 1000만원 상당에 야구 용품도 기부했다. 이후 매향중 수석코치를 하며 지도자 경력을 쌓은 뒤 서당초 지휘봉을 잡았다.
부임 당시 학생들은 7명에 불과했다. 한 경기를 치를 수도 없는 인원이었다.
황 감독과 함께 한 1년 반 동안 서당초는 어느덧 '야구를 하고 싶어 오는 학교'가 됐다. 최근에는 전국대회 3위를 차지했다. 지난 1년 반 동안 준우승 1번, 3위 2번, 4강 1번 등 우수한 성적이 이어졌다.
황 감독은 "5학년 때부터 함께 해서 6학년이 된 이하준 장현우 민서준 이현빈 이주빈 이강민 전우현 등 베스트 선수들이 정말 잘해줬다"라며 "확실히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국가대표도 나왔다. 내야수 이정우(12)는 제8회 세계유소년야구선수권대회(12세 이하) 대표팀에 선발됐다.
쉬운 길은 아니었다. 해체 위기에 있었던 만큼 제대로 꾸려진 게 없었다. 곳곳에서 잡음도 있었다. 황 감독은 "사표를 낼까도 생각했었다. 가족들도 많이 힘들어했다"고 돌아봤다.
황 감독은 "학부모님께서 많이 지켜주셨다. 작년에 계셨던 이종진 교장선생님도 많이 도와주셨지만, 새로 부임하신 정종회 교장선생님께서도 물심양면으로 많이 지원을 해주고 계신다. 덕분에 성적이 나고 있다. 서정우 교감선생님과 이두화 야구부장님도 많이 도와주셨다"고 인사를 전했다. 황 감독은 이어 "믿어주신 만큼, 버틸 수 있었고 정말 감사하다"고 거듭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아울러 주변에서도 서당초를 향한 손길이 이어졌다. 주위의 초등학교 감독들은 '초보 사령탑' 황 감독에게 많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황 감독은 "관내에 초등학교 중학교 감독님께서 정말 많이 도와주셨다. 체육회도 그렇고 성남시 야구협회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야구부가 버틸 수 있었다"고 했다.
이제 서당초 아이들은 황 감독의 자부심이 됐다. 황 감독은 "학생들이 운동도 정말 많이 하고 있지만, 분위기가 정말 좋다. 정말 야구를 하고 싶은 친구들만 모인 거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아이들을 향해서는 승리보다는 '스승'의 마음이 앞섰다. 황 감독은 "우승이 중요한 게 아니다. 아이들의 안 다치고 실력이 늘어 중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성적이 전부가 아닌 인성이 갖춰진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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