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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물기·새치기 유턴 안돼요"…강남역 빗속 교통안전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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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5대 반칙운전 및 이륜차 무질서 운행 집중 단속
준법 운행 서약서 작성…고글 쓰고 음주 운전 효과 체험도

(서울=연합뉴스) 최원정 기자 =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16일 오전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앞 교차로. 강남경찰서 교통과 조은호(31) 경장이 앞차를 따라 '꼬리 물기'를 하던 오토바이를 멈춰 세웠다.
조 경장이 "교차로 통행 방법 위반으로 도로교통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지적하자 오토바이 운전자는 "법 위반인지 몰랐다. 다음부터는 이러지 않겠다"고 말끝을 흐렸다.
조 경장은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에는 위반 건수가 줄어든다"고 했다. 비 오는 날은 사고 위험이 높은 만큼 운전자들이 이를 의식해 위반 건수도 줄어든단 것이다.
그러나 이런 설명이 무색하게 조 경장은 교통법규를 위반한 오토바이 두 대를 연달아 적발했다.
이들은 2∼3만원의 과태료 부과 대상이지만 경찰은 교통안전 홍보 캠페인 중임을 감안해 단단히 주의를 주고 계도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강남역 스퀘어광장에서 강남구 등과 함께 1시간 동안 '5대 반칙운전 관련 교통안전 캠페인'을 벌였다.
경찰은 새치기 유턴,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위반, 꼬리물기, 끼어들기, 비긴급 구급차의 교통법규 위반을 '5대 반칙 운전'으로 규정하고 집중 단속 중이다.
서울경찰청은 '이륜차의 무질서 운행 근절'을 중점 과제로 선정하고 다음 달까지 집중 단속에 나서고 있다.
교통순찰대 오토바이, 교통기동대, 도시고속순찰대, 암행순찰대 등 가용 인력·자산을 총동원해 두 달간 도로 위 무질서 행위를 계도할 예정이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경찰에 내린 '1호 지시'를 반영한 조처다.
이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안전치안점검회의에서 "기초 질서를 잘 지키지 않는 반칙행위에 대해 제대로 계도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한 바 있다.

이날 광장에서는 빗속에도 헬멧을 쓴 오토바이 배달 기사 30여명이 줄을 서 교통안전 홍보물과 오토바이 헬멧, 졸음 방지 껌, 이륜차용 반사 스티커 등을 받아 갔다.
광장 한편에는 눈앞이 '뱅글뱅글' 도는 음주 체험 고글이 비치됐다. 직접 써보니 술을 마신 듯 앞이 뿌옇고 초점이 흐릿해 자꾸 휘청거렸다.
5년차 배달 기사인 유상진(46)씨는 고글을 쓰고 경찰이 던지는 공을 세 차례 받아보려 했으나 번번이 헛손질만 하고 놓쳐버렸다.
유씨는 "모든 감각이 사라지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이 정도로 안 보일 줄은 몰랐다"고 새삼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어 "이 일(배달)을 시작하면서 혹시 다음날 숙취가 남아 운전에 지장이 있을까 봐 아예 술을 끊었다"며 말했다.
'오늘부터 교통법규를 위반하지 않고 안전운전을 실천하겠다'는 내용이 적힌 준법 운행 서약서에 서명하는 행렬도 이어졌다.
30년 넘게 오토바이를 몰았다는 유한기(60)씨도 서약서에 '규칙을 어기지 않겠습니다'라며 이름 석 자를 적고는 환하게 웃어 보였다.
유씨는 "저는 항상 안전운전만 한다"며 "모두의 목숨이 소중하기 때문에 (교통법규를) 꼭 지켜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away777@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