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한화라서 쉬운 미션이 아니었는데, 10승밖에 안 남았네.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은 지난 시즌 도중 한화 지휘봉을 잡고 기쁨을 표시했었다. 프로 무대에서 오래 자리를 비웠는데, 기회가 오기 힘들 수 있다고 생각할 때 인기팀 한화의 감독으로 복귀하게 됐으니 누구라도 설레는 마음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전무후무할 올림픽 금메달 감독으로, 명장으로 인정받던 김 감독이지만 한화 감독이 되기 전 두 가지 풀지 못한 한이 있었다. 하나는 KBO리그 우승 감독 타이틀이고, 또 다른 하나는 통산 1000승 감독 타이틀이었다. 우승이야 하늘이 내려주는 거라고 하지만, 1000승의 경우 어느정도 전력을 갖춘팀과 계약만 맺으면 충분히 달성이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김 감독은 지난해 896승 기록에서 다시 승수 쌓기를 시작했다.
감독 1000승은 누구도 쉽게 기록할 수 없는 엄청난 업적이다. 1982년 출범 후, KBO리그에서 1000승을 넘은 감독은 단 두 명 뿐. 1554승의 김응용 감독, 1388승의 김성근 감독 뿐이다. 만약 김 감독이 1000승을 달성하게 되면 역대 세 번째 1000승 감독이 될 수 있다.
한화는 전반기 돌풍을 선보이며 무려 33년 만에 1위를 차지했다. 무려 52승을 수확했다. 한화가 많이 이기자 김 감독의 1000승 기록도 더욱 가까워졌다. 후반기 10승만 더 거두면 대망의 1000승이다.
다시 말해 올시즌 안에 1000승을 채우려면 62승이 필요했다는 얘기. 어떻게 보면 어렵지 않은 미션 같아보이지만, 한화이기에 결코 쉬운 숙제가 아니었다. 지난해 66승 8위였는데, 이 66승도 김 감독이 중도에 와 승수를 많이 쌓아 달성 가능했다. 2023 시즌 58승 9위, 2022 시즌 46승 10위, 2021 시즌 49승 10위, 2020 시즌 46승 10위였다. 50승 하기도 벅찬 팀이었는데 전반기에 52승을 해버렸으니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김 감독은 전반기까지 통산 1874경기를 소화하며 990승33무851패 통산 승률 5할3푼8리를 기록하고 있었다. 2위 LG 트윈스와 4.5경기 차이 1위로 후반기 시작. 과연 김 감독이 꿈에 그리던 첫 한국시리즈 우승, 1000승 두 가지 숙원을 다 푸는 시즌으로 만들 수 있을까.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