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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이틀, 쑥대밭 돼버린 최하위팀...살 길은 하나다, 절실함으로 이기는 것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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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방법은 딱 하나, 이기는 수밖에.

그야말로 혼돈의 이틀이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감독, 단장, 수석코치 동시 경질. 1군 경험이 전혀 없는 2군 감독의 감독대행 승격과 수석코치 공석. 여기에 KBO 영구 실격 처분을 받은 이장석 전 대표이사 딸의 구단 특혜 채용 논란까지 터지며 구단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다.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전력의 팀을 만들어놓고, 왜 성적 탓을 하며 감독과 단장을 경질하느냐"는 비판을 받아내기도 힘든데, 이 전 대표이사 딸 채용 폭탄까지 터졌다. 팬들과 언론의 비난이 쏟아질 수 밖에 없다.

그렇게 키움에게는 2년 같은 이틀이 지났다. 17일부터 야구는 다시 시작된다. 설종진 감독대행이 이끄는 키움은 대구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4연전을 치르며 후반기를 맞이한다.

설 감독대행은 1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선수단과의 상견례와 첫 훈련에서 이례적인 코멘트를 했다.

보통 감독대행들은 전임 감독의 야구 스타일과 성과에 대해 평가하지 않는다. 노고에 대한 실례라고 여기기 때문. 그리고 새롭게 함께할 선수들에게도 희망적인 얘기를 해준다. 하지만 설 감독대행은 전반기 처참했던 성적의 키움 야구에 대해 "뛰는 야구가 부족했다"며 더욱 과감히 도루를 하고,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번트 등 작전을 거는 등 개입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또 외국인 투수들은 상황이 어떻게 되든 일단 6이닝을 기본으로 가져가는 야구를 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여기에 선수단을 향해서는 "프로로서 절실함이 부족했다"고 질타했다. 주장 송성문은 "모두가 보는 관점이 다를 수는 있지만, 감독(대행)님께서 그렇게 보셨다면 우리가 더 간절하게 야구를 했어야 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선수단은 감독(대행)님께 맞춰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국 지금의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은 딱 하나다. 이기는 거다. 그것도 확실히 달라진 야구 스타일로 더 절실해진 선수들의 플레이로 승리해야 한다. 그래야 이번 파격 인사에 대한 명분이 서게 된다.

삼성은 올시즌 우승을 목표로 한 팀이다. 하지만 전반기 막판 연패에 빠지며 8위까지 추락했다. 후반기 첫 시작은 3연전이 아닌 4연전.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하고, 이번 논란으로 뒤숭숭한 키움을 만나 최대한 많은 승리를 따내고 분위기를 반전하기 위해 총력을 다할게 뻔하다.

그런 가운데 키움이 인상적인 승리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까. 일단 17일 첫 경기가 매우 중요할 것 같다. 이 경기 결과에 따라 향후 분위기가 극명히 갈릴 수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