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같은 왼손 투수에 던지는 구종도 비슷하다. 그래서일까. 이런 저런 이유로 연달아 던지니 다음날 던지는 투수가 불리해졌다. 이상하게 뒤에 던지는 투수가 얻어맞았다. 그래서 후반기엔 절대 떨어뜨리기로 결정했다.
LG 트윈스의 왼손 에이스 손주영과 송승기 얘기다.
지난해 5선발로 9승을 올리며 LG의 왼손 에이스가 된 손주영은 올해 기복을 보이며 전반기에 7승을 거뒀고, 송승기는 상무에서 제대한 뒤 올해 처음으로 1군에서 5선발 역할을 맡았는데 예상외의 호투쇼로 마치 에이스 같은 역할을 했다. 전반기에 8승을 올리면서 LG의 2위 지키기에 큰 힘을 보탰다.
다만 전반기를 보내면서 확실하게 느낀 게 있다. 손주영과 송승기가 연달아 던지면 뒤에 등판하는 투수가 부진한 경우가 많았다. 반드시 둘을 떨어뜨려 놓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둘 다 힘 있는 빠른 직구를 위주로 던지면서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을 뿌린다. 비슷한 스타일이다. 다른 것은 둘의 키 차이 뿐.
그러다보니 같은 유형의 왼손 투수가 비슷한 구종을 던지니 두번째 날 던지는 투수가 같은 팀과 상대하면 힘들었다.
지난 6월 3,4일 창원 NC전에 송승기-손주영 순으로 던졌는데 송승기는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반면, 손주영은 5이닝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6월 27,28일 잠실 KIA전엔 손주영-송승기 순으로 나왔다. 손주영이 6이닝 2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는데 송승기는 2⅓이닝 7실점의 부진을 보였다.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였던 9,10일 잠실 키움전도 마찬가지. 먼저 던진 손주영이 5⅓이닝 4실점에도 승리투수가 된 반면 송승기는 4⅓이닝 3실점으로 5회를 넘기지 못했다.
LG 염경엽 감독은 "왼손 투수 둘은 떨어져야 효과가 있더라. 승기가 뒤에 있으면 낫지 않을까 했는데 그렇지 않더라. 승기도 팀이 바뀌지 않는 한 훨씬 많이 맞더라. 피안타율이 확 올라가더라. 왼손 투수 둘을 무조건 떼 놓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송승기도 이를 인정했다. 송승기도 "(손)주영이 형 다음날 던져봤는데 확실히 상대 타자가 평소보다 더 쉽게 치는 것 같았다. 나와 주영이 형의 스타일이 비슷해서 그런 것 같다. 그래서 초반에 주영이 형이 나 다음날 던질 때 안 좋았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LG는 후반기 선발 로테이션을 손주영-에르난데스-임찬규-송승기-치리노스 순으로 짰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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