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김병우(45) 감독이 "지수가 연기한 이순신 배후성의 무기 사용, 미처 활 사용 생각 못했다"고 말했다.
김병우 감독이 17일 오전 액션 판타지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리얼라이즈픽쳐스 제작) 인터뷰를 통해 원작 훼손에 대한 논란에 입을 열었다.
'전지적 독자 시점'은 10년간 연재된 소설이 완결된 날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되어 버리고, 유일한 독자가 소설 속 주인공·동료들과 함께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김병우 감독은 "원작에 등장한 배후성 이야기가 제일 많은데 이번 영화에서 배후성 소재를 제거 했다기 보다 많은 소재와 장르가 혼합되어 있는 원작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보니 순차적인 정리가 필요했다. 이번 영화는 엔딩이 거의 원작 초반의 분량이다. 원작에서도 배후성이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까지의 이야기가 다뤄진 것이다. 이 한 편에 원작에 담긴 소재를 너무 많이 넣으면 혼돈을 일으키지 않을까 싶었다. 물론 배후성 소재는 너무 좋은 소재다. 그런데 순서가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 영화 안에서 보여준 소재와 장르 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속편이 나오면 그 지점을 더 다룰 계획이다"고 밝혔다.
그는 "영화로 만든 '전지적 독자 시점'은 이 이야기가 무슨 이야기인지 확실한 포지션을 알려주고 싶었다. 명확하게 설정하고 설명한 다음 전개하고 싶었다. 배후성으로 어떤 인물이 나올 수 있고 쾌감을 느낄 수 있지만 다듬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기둥을 태웠다간 쓰러질 것 같았다. 이 영화에 대한 포지션을 다져놓고 펼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많은 논란을 일으킨 이지혜 역의 지수에 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김병우 감독은 "영화 속 등장 타이밍이 상당히 늦다. 그 인물이 원작에서 길고 큰 비중으로 존재하기도 했고 이 인물을 어떻게 만드는 게 좋을까 고민이 컸다. 그런데 원작 초반을 다루는 영화에서 이지혜 역할의 등장 타이밍을 마냥 당길 수도 없엇다. 여러 고민 끝에 대중이 많이 알아보는 배우가 이 역할을 맡는다면 존재감이 부각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지금도 지수와 이지혜 역할에 대한 지적이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것 만으로 잘 된 캐스팅이 아닐까 싶더라. 그 역할을 지수가 하지 않았다면 일반 관객이 잘 모르고 넘어갈 수 있는 캐릭터가 될 수 있다. 마지막에 힘을 모으는 장면을 만드는 장면에 있어서 꼭 필요한 캐릭터였고 5분도 채 안 나오지만 편집된 부분 없이 모든 장면일 알맞게 썼다"고 설명했다.
이순신 배후성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도 "다음 편을 만들었을 때 그걸 어떻게 구체적으로 만들어 보여줄지 고민이긴 하다. 지금은 '이건 이거다' '저건 저거다' 상황을 말할 수 없다. 다만 원작에서 전개됐던 그 배후성의 활약은 당연히 원작이 가진 중요한 자산이라 다음 편을 만든다면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며 "이순신 배후성인데 총을 무기로 사용한 것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활을 사용할 생각을 미쳐 못했다. 시나리오 작업부터 원작 팬들에 대한 따가운 시선이 존재할 수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보시기 불편하지 않게 만들려고 했는데 그 부분(무기)은 정말 예측을 못했다. 캐릭터들의 무기 사용에 대해서는 원작에서 칼이라는 무기가 다수 나오다 보니 영화에서 시각적으로 전투 장면을 구현한다고 했을 때 각 캐릭터에 차별성을 좀 더 두고 싶어서 무기를 다양화 시키는 게 액션에 재미를 더 줄 것 같아 그렇게 결정하게 됐다. 검만 쓰지 말고 이렇게 저렇게 해보자는 생각으로 만들어 졌다"고 해명했다.
원작 작가와 논의도 "싱숑 작가는 원작을 기반으로 영화나 드라마를 만든다고 했을 때 이해와 관용도가 크게 있는 분이었다. 내게 가이드라인을 크게 제시하지 않았다. 싱숑 작가가 최근 시사회에서 영화를 봤고 내게 짧은 평을 남겨줬다. '아주 아주 재미있게 봤다'고 남겨하더라"고 웃었다.
'전지적 독자 시점'은 안효섭, 이민호, 채수빈, 신승호, 나나, 지수 등이 출연했고 '더 테러 라이브' 'PMC: 더 벙커'의 김병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3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