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선수들을 믿고, 마지막까지 뜨거운 응원 부탁드립니다."
키움 히어로즈에서 불명예 퇴진을 한 홍원기 감독이지만, 마지막까지 구단과 선수들을 챙기고 응원했다. 평소 그라운드와 더그아웃에서는 대쪽 같고, 냉정한 이미지의 사령탑이었지만 그의 글귀 하나하나에는 따뜻한 마음이 묻어났다.
홍 감독은 16일 자신의 SNS에 키움을 떠나게 된 소회를 밝혔다.
키움은 올스타전이 끝난 14일 홍 감독, 고형욱 단장, 김창현 수석코치 동반 경질이라는 충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지난 3년간 '리빌딩'을 외치며 전력이 떨어지는 팀 구성을 해놓고, 성적을 이유로 감독과 단장을 모두 보직 해임하는 결정에 야구계 비판이 거셌다.
당사자인 홍 감독은 이틀간 침묵을 지키다, 17일 후반기 개막을 앞두고 키움 감독 자격의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홍 감독은 "키움에서의 지도자 생활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팬 여러분들께 인사드릴 기회가 없어, 이렇게 SNS 글을 통해 마음을 전한다"고 글을 시작했다.
홍 감독은 "감독실을 정리하다 보니, 많은 장면들이 스쳐 지나갔다. 2022년 가을 무대에 다시 올랐던 순간은 전율이 돌고, 눈물이 났다. 감독으로서 첫 승을 거뒀던 때 긴장과 기쁨, 감독 취임을 알렸던 날의 설렘도 아직 선명하다. 부산에서 거둔 100번째 승리, 숫자 100이 주는 무게와 책임감이 그날 따라 유난히 크게 다가왔던 기억도 난다. 하나하나 모두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돌이켰다.
홍 감독은 "2009년 코치로 시작해 어느덧 17년이라는 시간을 이 팀과 함께 했다. 코치 시절 입단했던 송성문이 이제 주장으로 팀을 이끄는 모습을 보니, 정말 많은 시간이 흘렀다는 걸 새삼 느낀다"고 덧붙였다.
홍 감독은 "최근 팬 여러분들께서 보내주신 많은 댓글과 메시지들, 답변 드리지는 못했지만 모두 읽었다. 진심 어린 응원과 따뜻한 말들, 정말 큰 힘이 되고 깊이 감사드린다. 퇴근길을 뚫고 응원을 와주시고, 선물과 손 편지를 건네주시던 분들까지 마음 하나하나 다 기억하고 있다. '원기매직' 플래카드, 나와 닮았다며 정성껏 만들어주신 키링, 어린 학생팬들의 편지와 선물 등이 하나하나 선명하게 떠오른다. 그 덕에 끝까지 힘을 낼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홍 감독은 마지막으로 "이제는 야구장 밖에서, 조금 멀리서 이 팀을 지켜보려 한다. 마음만은 여전히 그라운드를 향해있다. 언젠가 다시 마주치게 된다면, 그 날은 나도 한 명의 팬으로 누구보다 큰 박수를 보낼 것"이라고 했다.
자신을 모질게 경질한 구단이지만, 끝까지 애정을 드러내는 '대인'의 면모를 보였다.
홍 감독은 "우리 선수들, 남은 시즌 다치지 말고 끝까지 좋은 모습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팬 여러분이 선수들을 믿고 마지막까지 뜨거운 응원 부탁드린다"고 했다. 또한 음지에서 자신을 도운 프런트를 향해서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늘 애써주신 구단 현장 직원 여러분들께도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부족한 나에게 늘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줘 진심으로 감사했다"고 글을 마쳤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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