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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투·3연투·멀티이닝·최다등판 1위' 위기의 불펜 → 구세주 될까? 12년차 베테랑의 진심 "1군 복귀 뿌듯, 자신감 회복중"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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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전반기 불펜의 부진은 '양'으로 메웠다. 하지만 타자들의 집중력이 올라가고, 너나 할 것없이 총력전이 펼쳐지는 후반기에도 통한다는 보장은 없다.

롯데 자이언츠는 전반기를 3위로 마쳤다. 기대 이상의 성과였다. 타선의 경우 주축 선수들이 잇따라 부상과 부진으로 이탈했지만, 적절하게 대체 선수들을 발굴해 공백을 메웠다. 선발 역시 부진했던 반즈 대신 감보아를 영입했고, 김진욱의 부진은 이민석과 나균안이 잘 메워줬다.

반면 불펜은 난감 그 자체였다. 시즌초에는 필승조가 정철원 한명 뿐이었다. 김태형 롯데 감독 스스로도 "이기는 경기는 정철원을 쓸수밖에 없다. 4~5점차 앞선 상황에서 점수를 2~3점 내주더라도 김원중 앞(8회 2아웃)까지 끌고 가는게 정철원의 임무"라며 미안함을 내비칠 정도였다.

전반기 최다경기 등판 1위가 바로 롯데 정현수(54경기)다. 그 뒤를 정철원(46경기) 김상수(44경기) 김강현(43경기) 송재영(40경기)이 따른다.

정현수와 정철원 정도를 제외하면 이기는 경기에서 멀티이닝을 맡기기 어렵다고 봤다. 그 결과 정현수와 송재영을 좌완 원포인트로 활용하고, 김강현과 김상수는 전천후 마당쇠로 뛰었다.

승부를 거는 경기에선 정철원과 김원중의 2연투, 3연투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나마 5월 중순부터 최준용이 돌아오면서 필승조의 숨통이 트이긴 했지만, 주요 불펜진 모두 전반기 막판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노장 김상수는 부상으로 이탈하기까지 했다.

정해진 선수로 어떻게든 무리가 덜하도록 이닝을 쪼개다보니 등판횟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롯데는 올시즌 전반기 2연투(116회) 3연투(21회) 멀티이닝(80회) 모두 10개 구단 중 전체 1위였다.

후반기에는 한층 더 치열한 싸움을 이겨내야한다. 전반기 막판 신데렐라로 떠오른 홍민기, 그리고 돌아온 베테랑 심재민 같은 선수들이 힘을 보태야한다.

심재민은 지난 7월 9일 부산 두산 베어스전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그것도 연장 10회에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등판, 1⅔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막고 승리투수가 되는 감격까지 누렸다.

2023년 막판 5선발로 인상적인 존재감을 과시했지만, 이후 허리 부상으로 지난해를 통째로 날렸던 그다. 2023년 10월 16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이후 632일만의 복귀전, 같은해 10월 9일 잠실 LG 트윈스전 이후 639일만의 승리투수였다.

심재민은 "복귀전 등판이 연장전이 될 거란 생각은 못했다. 얼떨떨하고 긴장을 많이 했다"면서 "연장을 갔을 때 불펜에 나와 (신인)이영재 밖에 없었다. 내가 그래도 경험이 더 있으니까…다행히 좋은 결과가 나와서 기분이 좋아졌다"며 미소지었다.

올해 퓨처스에서 선발 한자리를 소화하며 1군 승격 기회를 엿봤던 그다. 가장 힘든 점을 물으니 "올해 야간 경기를 딱 1경기 해봤는데, 오랜만에 야간 경기를 뛴 게 힘들었다"고 했다. 승리 후 김태형 감독도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다고.

오랜 부상 후유증을 떨쳐내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심재민은 "이제야 투구 밸런스가 잡히는 느낌이다. 슬라이더가 잘 들어가더라. 자신감을 조금씩 찾아가는 중"이라고 돌아봤다.

정말 오랜만에 느껴본 1군 경기의 응원과 함성에 대해서는 "정말 힘이 많이 됐다. 퓨처스 경기에도 팬들이 많이 오시지만, 역시 사직은 분위기가 다르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심재민의 향후 보직은 브릿지 역할의 불펜부터 대체 선발까지 폭넓게 예상된다.

"내가 프로 입단 이래 평생 해온 일이다. 문제없이 적응할 수 있다. 남은 후반기에 더 열심히 하고, 좋은 컨디션을 만들어서 팀에 보탬이 되는 좋은 결과를 만들고 싶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