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한 폭우가 이틀 연속 잠실을 후려쳤다.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선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린다. 후반기 개막을 알리는 4연전의 첫 경기다.
하지만 날씨가 심상치 않다. 잠실에는 전날에 이어 이틀째 하늘에 구멍이 뚫린듯 폭우가 쏟아졌다.
야구장으로 향하는 종합운동장역 5번 출구를 올려다보면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서울 시내임에도 곳에 따라 빗물이 발등까지 차오르는 곳이 있을 만큼 폭발적인 빗줄기. 잠실구장 현장에서도 관중석 계단을 따라 넘친 빗물이 폭포수마냥 흘러내리고, 군데군데 물이 가득 고인 물 웅덩이가 지나가는 이의 신발을 습격하곤 했다.
잠실구장은 전날부터 마운드와 홈플레이트 주변, 그리고 내야 흙지역을 꼼꼼하게 방수포로 덮어놓은 상태다. 큼직큼직한 물 웅덩이들이 내야 곳곳에 깊게 파여있다.
잠실구장을 쪼개버릴 듯 쏟아지던 비는 오후 2시를 넘어서면서 갑작스럽게 멈췄다. 순식간에 하늘이 잔잔해졌다.
이날 서울의 낮기온은 최고 28도, 현재는 23도 안팎이다. 오후 3~4시 이후 또다시 우천이 예보되고 있지만, 만약 추가적인 비가 내리지 않을 경우 최고 93%에 달하는 습도 속에 경기가 치러질지도 관심거리다.
비가 그침에 따라 LG 선수들이 한두명씩 짝을 지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가볍게 캐치볼을 하며 몸을 풀고 있다.
후반기는 호흡이 짧다. 가을야구권에 있는 모든 팀이 총력전을 펼친다. 그래서 차이를 줄이기 어렵고, 추격을 뿌리치기도 힘들다. 올해처럼 2위부터 8위까지의 승차가 단 5경기반에 불과한 지옥 같은 순위경쟁의 시즌 후반기는 더 치열할 수밖에 없다.
그 시작을 '엘롯라시코'가 연다. 2위 LG와 3위 롯데의 승차는 단 1경기, 충분한 휴식을 취한 양팀이 후반기 개막과 함께 4연전으로 맞붙는다. 어쩌면 후반기 시작과 함께 시즌 흐름이 결정될지도 모를 중요한 승부다.
두 팀은 만나기만 하면 명승부를 연출해 '엘롯라시코'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이틀 연속 1점차 혈투를 벌이며 양팀 사령탑이 번갈아 퇴장당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날 양팀의 선발투수는 롯데 감보아, LG 손주영이다. 감보아는 반즈의 대체 선수로 한국 땅을 밟은 이래 삼성 라이온즈와의 첫 경기를 제외하면 6경기 연속 선발승을 질주하며 팀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7경기 42⅔이닝을 소화하며 6승1패, 평균자책점 2.11의 돋보이는 성적표다.
손주영은 올시즌 17경기(선발 16)에 등판, 86⅔이닝을 소화하며 7승6패 평균자책점 4.15를 기록중이다. 다만 소문난 롯데 킬러다. 지난해부터 롯데 상대로 총 3경기에 선발등판, 19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잠실=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