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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유도훈 감독의 야망과 희망 "대권 노릴 만하다"...새시즌 '변준형-박정웅'에 기대+빅맨과 조화로 우승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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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대권 도전 가능하다."

남자프로농구 안양 정관장의 유도훈 감독(58)이 야심찬 목표를 드러냈다. 정관장도 '대권 경쟁'에 뛰어들겠다는 것이다.

지난 5월 부임한 유 감독이 첫해부터 목표 설정을 높게 한 이유는 자명하다. 다시 기회를 준 구단에 보답하기 위해서다. 유 감독은 국내 농구계에서 드물게 한 번 지휘했던 팀에 컴백했다. 지난 2006~2007시즌 도중 정관장 지휘봉을 잡은 그는 2007~2008시즌까지 각각 6강, 4강 플레이오프의 성적을 냈다. 감독직을 처음 시작한 곳이 정관장이었다.

이후 전자랜드-한국가스공사를 13년간 이끌며 '플레이오프 전문가'로 이미지를 굳힌 그는 2022~2023시즌 이후 1년여 야인생활을 하다가 다시 기회를 얻었다. 17년 만에, 이례적인 전 소속팀 복귀다.

어찌보면 그의 지도자 인생 마지막 기회가 될지 모른다. 감독으로서 아직 들어보지 못한 우승 트로피가 마지막 소망이다. 선수 시절 대전 현대(현 부산 KCC)에서 두 차례, 코치 시절 전주 KCC(현 부산 KCC)에서 한 차례 챔피언을 경험했던 그는 전자랜드 감독이던 2018~2019시즌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었다. 감독을 시작했던 정관장에서 대미를 장식하고 싶은 것이다.

막연한 희망사항도 아니다. 막상 정관장에 돌아와 전력을 관찰해 보니 "대권에 도전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섰다고 한다. 1옵션 용병 조니 오브라이언트와 국가대표 김종규 박지훈를 비롯해 변준형 박정웅 한승희 배병준 등의 핵심 전력이 탄탄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눈여겨 봤던 2옵션 용병으로 브라이스 워싱턴 영입도 성공했다. 워싱턴은 유 감독이 원했던 볼 핸들링과 골밑 경쟁이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다. 아시아쿼터 하비 고메즈가 계약 위반으로 이탈한 진통이 있지만 대체 자원 영입에 복안을 마련했기 때문에 우려할 전력 누수는 없을 것이라는 게 유 감독의 설명이다.

대권을 향한 유 감독의 열정은 평소 그의 행보에서도 잘 나타난다. 하계훈련을 본격 시작한 요즘 유 감독은 안양실내체육관에서 기숙한다. 별도의 클럽하우스가 없는 정관장 구단은 체육관 1층 한켠에 마련된 사무실 공간을 구단 사무국으로 쓰고 있는데, 감독실 옆에 1인용 원룸형 객실이 있다.

유 감독은 집을 떠나 여기서 머물며 팀 훈련을 지휘하는 중이다. KBL 리그 10개 구단 가운데 최고령 감독이 나홀로 합숙을 자청한 것 역시 보기 드문 일이다. 2023~2024시즌 KCC의 챔피언을 이끌었던 전창진 전 감독이 클럽하우스 생활을 한 적이 있다.

김성기 정관장 단장은 "보통 아침 7시 쯤 사무실에 나오는데, 감독님은 벌써 일어나 스태프들과 회의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한다"며 유 감독의 '열성'에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야망'을 이루려면 '희망'도 받쳐줘야 한다. 유 감독은 예비역 베테랑 변준형과 신인 박정웅을 '희망'으로 꼽았다. "우리 팀은 오브라이언트와 김종규의 장점을 살려주는 가드들의 헌신이 필요하다. 그런면에서 주전으로 박지훈과 함께 앞선을 맡을 변준형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변준형 특유의 돌파력으로 공간을 창출하는 다양한 패턴을 만드는데 집중할 것"이라는 게 유 감독의 설명이다.

지난해 말 상무 제대한 변준형은 부상이 겹치면서 이렇다 할 공헌도를 보이지 못한 채 2024~2025시즌을 마쳤다. 그럼에도 구단은 그의 보수를 2억8000만원에서 5억5000만원으로, 거의 배로 인상해주며 상무 입대 전 그의 가치를 인정하고, 다음 시즌에 기대를 걸었다. 변준형 역시 유 감독과 마찬가지로 팀에 보답해야 할 이유가 차고도 넘치는 셈이다.

202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고졸 1순위로 뽑힌 박정웅은 유 감독이 "비시즌 훈련을 통해 단련시키면 특급 신인으로 클 수 있다"고 지목한 미래 유망주다.

유 감독은 "김종규는 무릎 수술 후 회복 단계이기 때문에 3라운드 이후 본격 가동을 준비할 것이다. 그동안 한승희 김경원 등 백업자원이 든든하기에 큰 걱정은 없다"면서 "내가 그린 '큰그림'대로 부상없이 선수들이 따라준다면 결실을 거둘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