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후반기 시작을 장식하기로 했던 잠실 '엘롯라시코' 1차전이 취소됐다.
KBO는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1차전이 오후 4시 46분 부로 우천으로 인한 그라운드 사정으로 취소됐다고 밝혔다. 롯데로선 올시즌 10번째 경기 취소(우천 9번째)다.
정오쯤까진 하늘에 구멍이 뚫린듯한 폭우가 쏟아졌다. 잠실구장 앞길에 발등까지 물이 찰 정도였다.
오후 2시쯤 갑작스럽게 비가 그쳤다. 이후 간간히 빗방울이 날리긴 했지만, 본격적인 비는 내리지 않는 상황. LG 구단은 전날부터 마운드와 홈플레이트 주변, 내야 전체를 꼼꼼하게 방수포로 덮어놓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미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쏟아진 폭우가 그라운드를 온통 흐트러놓았다. 강수량 자체도 워낙 많았고, 설령 경기가 열린다 해도 이후 줄줄이 비 예보가 있어 정상적으로 경기를 치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현실적으로 잔디 때문에 경기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잠실의 기온온 섭씨 24도, 습도는 80%를 상회했다.
경기 취소가 늦어지면서 LG와 롯데 양팀 선수단은 잠실구장에 도착했다. LG 선수들은 그라운드로 나와 캐치볼을 하는 등 몸을 풀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경기가 취소됐다. 그라운드가 버티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경기 취소가 발표된 직후 다시 폭우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날 경기 개회 여부를 책임진 경기운영위원의 선택이 옳았다.
롯데 감보아와 LG 손주영의 선발 맞대결은 다음날 그대로 이뤄진다.
감보아는 반즈의 대체 선수로 한국 땅을 밟은 이래 삼성 라이온즈와의 첫 경기를 제외하면 6경기 연속 선발승을 질주하며 팀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7경기 42⅔이닝을 소화하며 6승1패, 평균자책점 2.11의 돋보이는 성적표다.
손주영은 올시즌 17경기(선발 16)에 등판, 86⅔이닝을 소화하며 7승6패 평균자책점 4.15를 기록중이다. 다만 소문난 롯데 킬러다. 지난해부터 롯데 상대로 총 3경기에 선발등판, 19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LG와 롯데는 만나기만 하면 명승부를 연출해 '엘롯라시코'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2위 LG와 3위 롯데의 승차는 단 1경기, 충분한 휴식을 취한 양팀이 후반기 개막과 함께 맞붙는 만큼 시리즈 내내 총력전이 예상된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