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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지면 다시 선발 시켜주세요" 김경문 감독, 우승 위한 결단 내렸다...엄상백 전격 불펜행, 황준서 선발 합류 [수원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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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나중에 좋으면 다시 선발 시켜달라고 하더라."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이 후반기 시작을 앞두고 결단을 내렸다. 선발 로테이션을 조정한다. 엄상백을 불펜으로 전환시키고, 황준서가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다.

김 감독은 17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리는 KT 위즈와의 후반기 첫 4연전 첫 번째 경기를 앞두고 "엄상백에게 양해를 구했다"고 운을 떼며 바뀐 로테이션에 대해 설명했다.

한화는 올시즌 우승 도전을 위해 4년 총액 78억원이라는 거액을 써 FA 투수 엄상백을 데려왔다. 지난해 KT 유니폼을 입고 13승을 따낸 실력만 보여주면, 한화는 류현진-문동주-엄상백으로 이어지는 꿈의 토종 선발 라인을 가동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게 웬일. 엄상백은 전반기 15경기에 선발로 나서 1승6패 평균자책점 6.33이라는 참혹한 성적을 기록하고 말았다. 구위는 나쁘지 않은데, 갑자기 제구가 흔들리기 일쑤였다. 대량 득점이라도 나와 이기는 경기가 나오면 좋으련만, 운도 따르지 않았다.

김 감독은 지난 9일 KIA 타이거즈전, 엄상백의 전반기 마지막 등판을 본 후 "올스타 브레이크에 로테이션에 대해 고민해보겠다"고 했었다. 엄상백은 당시 3⅓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었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황준서가 선발로 들어온다. 공교롭게도 황준서는 10일 KIA전에서 6⅓이닝 1실점으로 훌륭한 피칭을 해줬다.

김 감독은 "전반기는 준서가 불펜에서 기다렸는데, 지금은 준서의 페이스가 좋고 잘 던지고 있다. 상백이에게 얘기를 하니, 흔쾌히 받아들이더라. 나중에 좋아지면 선발로 다시 투입시켜달라는 얘기까지 했다.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밝게 열심히 해주니 감독 입장에서는 고마울 따름이다. 또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엄상백 활용에 대해 "우리 선발들이 좋지 않을 때 던지는 역할이다. 길게 던지는 것이다. 후반기 57경기가 남았다. 필승조들이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잡아줘야 한다. 그런 경기를 놓치면 2패와 다름 없다"고 했다. 엄상백은 그 외 중요한 순간 롱릴리프 역할을 하며 팀의 경기 후반을 도모하고, 자신의 페이스를 끌어올리면 된다.

한편, 황준서의 로테이션에 대해 김 감독은 "문동주 다음 마지막 순번으로 생각하고 있다. 물론, 우천 취소 등을 고려해 상황에 맞게 투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화는 김 감독의 지휘 아래 33년 만에 전반기 1위를 하는 감격을 누렸다. 2위와 4.5경기 차이다. 충분히 정규시즌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발진의 안정이 가장 중요하다. 그 생각 하나로 김 감독이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과연 이 로테이션 교체가 한화의 후반기 운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수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