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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진짜 사고치는 거 아냐?' LAD 슈퍼유틸리티맨 김혜성, 전반기 타율 0.339 찍더니 신인왕 모의투표 상위권 유지. 이번 달 4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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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다. 일말의 가능성이 때로는 현실로 이뤄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LA다저스의 '슈퍼 유틸리티맨' 김혜성이 내셔널리그(NL) 신인왕을 차지하게 되는 놀라운 일도 이런 관점에서는 실현될 수도 있다. 전혀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가 아니다. 조짐이 심상치 않다. 김혜성이 신인왕 모의 투표에서 꾸준히 상위권에 랭크되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17일(이하 한국시각) 2025 메이저리그 신인왕 모의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공인받은 메이저리그 전문가 28명이 아메리칸리그(AL)와 내셔널리그(NL) 신인 1위부터 5위까지 투표하고 순위를 매긴 결과다. 1위표는 5점을 부여하고, 그 이후로 1점씩 차감해 5위는 1점을 얻는 방식이다.

점수를 합산해 봤더니 김혜성이 4위를 차지했다. 김혜성은 지난 달에는 1위표 3장을 받아 NL 신인왕 모의투표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이번 달아는 두 계단 하락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톱4를 유지했다.

지난 5월 4일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에 콜업된 김혜성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단숨에 다저스에 없어서는 안될 '슈퍼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자리를 잡았다. 확실한 주전은 아니지만, 내외야에 걸쳐 팀이 필요할 때마다 등장해 좋은 활약을 펼쳤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에 총 48경기에 나온 김혜성은 타율 0.339(112타수 38안타)에 2홈런 13타점 17득점 11도루를 기록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842를 찍었다.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성적이다.

뎁스가 워낙 두터운 '월드시리즈 챔피언' 다저스였기에 주전을 확보하지 못했을 뿐, 선수층이 얕은 팀이었다면 당장 주전으로 기용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성적이다. 심지어 현지 언론도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김혜성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줘야 한다는 주장을 할 정도였다.

이런 활약 덕분에 김혜성은 콜업 이후 계속 메이저리그에 살아남으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이런 활약은 신인왕 모의투표에서 그대로 인정받고 있다.

신인왕 모의투표 결과를 발표한 MLB닷컴은 '김혜성은 지난 모의투표보다 순위가 두 계단 내려왔지만, 이건 경쟁자들의 수준이 올라가 경쟁이 치열해진 탓이다. 김혜성은 여전히 자신의 장점을 살리며, 뛰어난 주루 능력으로 가치를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전반기에 장타는 9개에 불과했지만, 도루를 11개나 성공시켰다. 또한 2루수로 28경기, 중견수로 16경기, 유격수로 8경기를 소화하며 다재다능한 능력을 과시했다'며 '엔리케 에르난데스의 팔꿈치 부상 이후 김혜성의 출전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6월에는 선발로 나와 끝까지 경기를 마친 횟수가 6번에 불과했지만, 7월에는 12경기 중 7경기에 선발로 나와 끝까지 그라운드를 지켰다'고 자세히 설명했다.

이런 활약상이 후반기에도 계속 이어진다면 '신인왕 등극'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기대하볼 여지도 있다.

물론, 현재 경쟁자들을 보면 결코 호락호락한 일은 아니다. 워낙 압도적인 후보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밀워키 브루어스의 괴물신인 투수 제이콥 미시오로스키다. 시속 100마일(약 160.9km)을 넘나드는 강속구를 앞세운 미시오로스키는 이번 투표에서 무려 19명에게 1위표를 받아 압도적인 모의투표 1위를 차지했다. 전반기에 4승1패, 평균자책점 2.81을 기록한 결과다.

그 뒤로 드레이크 볼드윈(애틀랜타 브레이브스)과 아구스틴 라미레스(마이애미 말린스)가 2, 3위에 올랐다. 두 명 모두 포수다.

김혜성이 이러한 막강한 경쟁자들을 제치려면 후반기에 더 뚜렷한 임팩트를 남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출전 경기가 늘어나야만 한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은 여전히 철저한 실리위주의 선수단 운용을 하고 있다. 김혜성에게 특별히 더 기회를 부여할 스타일은 아니다.

결국 김혜성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팀내 주전선수들의 부상이 발생했을 때나 아니면 로버츠 감독에게 기회를 얻을 때 좀 더 강력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할 필요가 있다. 미시오로스키도 언제까지나 잘 던질 수는 없다. 슬럼프가 후반기에 닥칠 수 있다. 김혜성이 이때 치고 나갈 수 있다면 역전 신인왕 등극도 기대해볼 만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