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 맨체스터시티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던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이 리버풀 공격수 다르윈 누녜스 영입에 '오일머니'를 뿌리고 있다.
스포츠전문매체 디 에슬레틱의 데이비드 온스타인은 18일(한국시각) '알 힐랄이 리버풀에 8000만유로(약 1294억원) 이상의 이적료를 리버풀에 제시했으며, 최종 협상에 돌입했다'고 주장했다. 알 힐랄은 이적료 외에도 누녜스의 연봉을 리버풀 시절의 3배 가량인 2170만파운드(약 405억원)로 인상하는 계약서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적료와 연봉을 합쳐 1700억원 이상의 '메가 딜'이다.
누녜스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30경기에 나섰으나, 선발 출전은 8경기에 그쳤다. 5골-2도움의 저조한 기록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유럽챔피언스리그와 FA컵, 리그컵까지 총 47경기에서 7골-5도움의 성적을 냈다.
결국 올 초부터 이적설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알 나스르가 리버풀에 7500만유로(약 1213억원)의 이적료를 제시했다. 누녜스도 팀을 떠날 수 있다는 뜻을 밝혔지만, 리버풀이 거절하면서 없던 일이 됐다. 겨울 이적시장이 끝난 뒤 AC밀란, 나폴리(이상 이탈리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가 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결국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누녜스가 리버풀을 떠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부분의 관측이었다.
최근 들어 누녜스는 리버풀에서 새 시즌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디오구 조타가 불의의 교통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게 원인이 됐다. 모하메드 살라의 노쇠화가 현재진행형인 가운데, 코디 각포와 누녜스 외에 달리 활용할 만한 공격 자원이 없는 리버풀이 그를 잔류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누녜스 역시 리버풀 잔류 의지를 드러내면서 이적 사가는 그렇게 마무리 되는 듯 했다. 이런 가운데 알 힐랄이 지난 겨울 알 나스르를 뛰어 넘는 금액을 들이밀면서 분위기는 다시 바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우디 공공투자기금(PIF)이 최대 주주인 알 힐랄은 리그 내 최고의 인기팀이다. 후벵 네베스, 칼리두 쿨리발리,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 레오나르두, 테오 에르난데스, 주앙 칸셀루, 마우콩 등 유럽 수위급 선수들을 보유 중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세리에A에서 명장으로 평가 받는 시모네 인자기 감독까지 데려왔다. 이런 가운데 누녜스까지 영입해 리그 뿐만 아니라 아시아 무대 정상을 굳히려는 모습이다.
리버풀이 알 힐랄의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지켜봐야 한다. 누녜스의 확실한 대체 자원이 확보되는 게 이적의 선결 조건이 될 전망. 그러나 시장 가치를 훨씬 웃도는 금액이 제시된 상황에서 리버풀이 과연 팔짱만 끼고 있을지는 미지수다. 리버풀보다 훨씬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기회 역시 누녜스의 마음을 흔들 가능성이 높다. 알 힐랄이 클럽월드컵에서 맨시티를 잡으면서 명성을 높인 점도 사우디행에 대한 거부감을 낮추는 요소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가운데 BBC는 리버풀이 프랑크푸르트에서 뛰던 공격수 위고 에키티케 영입에 가까워졌다고 전했다. 매체는 '당초 리버풀은 뉴캐슬 공격수 알렉산더 이삭 영입을 원했으나, 뉴캐슬이 판매 불가를 선언하면서 에키티케 영입으로 선회했다'고 덧붙였다. 리버풀이 프랑크푸르트에 제시한 이적료는 7000만파운드(약 1309억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알 힐랄이 제안한 금액을 받아들이면 리버풀은 에키티케 영입을 위해 지출한 금액을 회수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여겨질 만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