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올해 (최)준용이 없었으면 어휴…(정)철원이 하나로 어떻게 해?"
불펜 팀 평균자책점 4.87(10개 구단 중 8위). 전반기 롯데 자이언츠 불펜은 암담했다.
부담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초반에는 선발투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중반 이후 박세웅과 데이비슨이 동반 부진하면서 불펜의 짐이 많아졌다. 불펜이 책임진 이닝이 총 325이닝으로, 리그에서 4번째로 많다.
김태형 감독의 선택은 '이닝 쪼개기'였다. 철저하게 '이길 수 있는 타자'만 상대하게 한다. 데이터부터 공의 궤적과 스윙 궤도의 비교, 감독과 투수코치의 감까지 여러가지 변수가 있다.
결과적으로 롯데가 기록 대비 좋은 3위를 기록할 수 있었다. 특히 정철원 홀로 버티던 필승조에 5월 중순부터 최준용이 가세한 게 큰 힘이 됐다. 평균자책점 5.24라는 겉으로 보이는 성적 대비 훨씬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최준용은 부상 복귀 이후 직구가 더 빨라졌다. 올시즌 평균 구속은 150.4㎞에 달한다.
18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김태형 감독은 "최준용 없었으면 정철원 하나로 어떻게 버티겠나. 시즌 초에는 선발들이 그래도 이닝을 좀 먹어줬는데, 막판에는 감보아 말곤 6회 이상 먹어주는 선발이 없었다. 선발이 이닝을 좀 끌어줘야 불펜도 휴식을 하는데"라며 한숨을 지었다.
이어 "전반기에는 정현수 송재영이 정말 잘했다. 선발에서 필승조로 넘어가는 타이밍에 왼손타자들을 거의 다 막아줬다"면서 "나갔을 때 공 개수가 몇개 안되긴 하지만, 몸푸는 것까지 합치면 솔직히 힘들다. 전반기에 정말 많이 던졌다"고 덧붙였다. 정현수는 전반기에만 무려 54경기에 등판, LG 트윈스 김진성에 앞선 리그 등판 경기수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롯데는 후반기 감보아-데이비슨-나균안-이민석-박세웅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운영할 예정이다. 김태형 감독은 "그래도 데이비슨이 톱클래스까진 아니더라도 건강하게 잘 던져주고 있으니까"라며 "박세웅은 23일 수요일에 나간다. 요즘 워낙 안 좋아서"라고 설명했다.
잠실=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