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명장' 조제 무리뉴 페네르바체 감독이 '골든보이' 이강인을 원하고 있다.
19일(한국시각) 파리생제르맹(PSG) 소식을 전하는 프랑스 VIPSG는 '무리뉴가 PSG를 주시 중이다. 그의 주목을 받는 선수는 세 명'이라고 했다. 무리뉴가 원하는 선수는 PSG에서 입지를 잃은 수비수 밀란 슈크리니아르, 공격수 마르코 아센시오, 그리고 이강인이다. VIPSG는 '페네르바체에 임대된 슈크리니아르는 완전 이적을 원한다. 잉글랜드에서 복귀했지만 PSG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아센시오도 페네르바체 이적에 합의했다'며 '이강인은 페네르바체 회장의 고나심을 받고 있다. 임대인지 이적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지만 PSG는 어떤 제안이든 열려 있다'고 했다.
VIPSG는 마지막으로 '갈라타사라이가 르로이 자네와 빅터 오시멘 영입을 통해 튀르키예를 흔들었다. 무리뉴 역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어한다. 무리뉴는 승리를 간절히 원한다'고 했다.
이강인의 거취는 올 여름 뜨거운 감자다. 그는 일찌감치 '탈PSG'의 힌트를 줬다. 이강인은 시즌 종료 전 자신의 SNS 프로필에 PSG 관련 소개글을 모두 삭제했다. PSG를 상징하는 붉은색과 파란색 동그라미는 물론, PSG의 SNS 계정 태그마저 모두 삭제했다. 사실상 PSG의 흔적을 모두 지뤘다.
이강인은 과거 이적을 앞두고 SNS부터 변화를 줬다. 2023년 당시 마요르카(스페인)에서 뛰던 이강인은 많은 클럽들의 러브콜을 받았는데, 마요르카 관련 소개글을 삭제한 뒤, 곧바로 PSG로의 이적을 발표한 바 있다. 때문에 이강인이 스스로 PSG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고, 이적 의사를 밝힌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줄을 이었다.
이강인은 2024~2025시즌에 롤러코스터를 탔다. 시즌 초만 하더라도 주전급으로 활약했다. 매경기 선발은 아니었지만, 꾸준히 경기에 나섰다. 좌, 우, 중앙을 가리지 않고 미드필드 전지역을 누볐고, 심지어 제로톱으로도 활용됐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의 신임을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겨울 이적시장 후 물줄기가 달라졌다. 옛 김민재의 나폴리 동료 흐비차 크라바츠헬리아가 영입된 후 급격히 입지가 줄어들었다. 우스망 뎀벨레가 중앙 공격수로 자리매김하며 공격진이 진용을 꾸렸고, 허리진도 파비앙 루이스-비티냐-주앙 네베스 조합이 견고함을 갖췄다. 결국 뛸 자리가 없어진 이강인의 역할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특히 큰 경기에서는 철저히 외면 당했다. PSG는 이강인 없이 승승장구했다. 그토록 원했던 유럽챔피언스리그(UCL)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트레블을 넘어 쿼드러플을 달성했다. 이강인은 UCL 결승전 명단에 포함됐지만, 경기에는 나서지 못했다. 클럽 월드컵도 나섰지만, 중요한 무대에서도 엔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PSG에서는 설자리를 잃었지만, 탁월한 기량을 가진 이강인을 향해 많은 클럽들이 관심을 보였다. 아스널, 맨유, 뉴캐슬, 토트넘, 크리스탈팰리스, 노팅엄 포레스트 등 잉글랜드 클럽들 뿐만 아니라 세리에A의 나폴리,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이 이강인의 상황을 주시했다.
최근까지 나폴리와 강력히 연결됐다. 르10스포르트는 '매력적인 제안이 있을 경우 이강인은 PSG에 잔류하지 못할 것'이라며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과 결별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같은 날 AP 역시 '클럽월드컵이 끝나면 루이스 캄포스 단장과 엔리케 감독이 선수단 정리를 시작할 것이다. 여러 선수의 이적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강인도 짐을 쌀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유로스포츠의 프랑스판 기자인 로맹 콜레 구댕은 자신의 SNS에 'PSG는 적어도 3000만유로(약 481억원)의 이적료를 원한다'고 했다. 스포르트 역시 'PSG는 이전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높은 이적료인 3000만유로를 회수하려 한다'고 했다. 이어 '나폴리가 여전히 이강인에게 큰 관심을 보이고 있고, 영입을 가속화하길 원한다'고 했다. 90min도 '나폴리는 이강인 능력을 높이 평가한다. 이강인도 나폴리 프로젝트에 매력을 느낄 것이다. 나폴리로 가면 더 많은 출전시간을 확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당초만 하더라도 PSG의 입장은 절대 '판매불가'였다. PSG는 이강인의 기량 뿐만 아니라, 마케팅 파워에 높은 점수를 줬다. 이강인은 스타들이 즐비한 PSG에서도 가장 많은 유니폼을 파는 선수다. 하지만 PSG가 이강인을 판매할 수 있다는 뜻을 전하면서 이강인의 미래가 다시 요동쳤다.
무리뉴의 페네르바체가 이 틈을 노리고 있다. 플래닛PSG는 '이강인은 PSG를 떠날 수 있다. 페네르바체의 관심을 받고 있다. 무리뉴는 몇 달 동안 PSG에서 엔리케 감독의 신뢰를 잃은 이강인에 큰 관심을 보다'고 했다. 또 다른 매체 예니비를리크 가제테시도 '페네르바체가 이강인을 임대하는 제안을 PSG에 공식적으로 보냈다. PSG도 이강인을 완전 이적시키는 것보다 임대를 통해 경기력을 향상하는 방향을 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무리뉴는 한국 선수들과 인연이 깊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토트넘을 이끌며, 손흥민과 1년 반 동안 호흡을 맞췄다. 무리뉴는 당시 케인을 아래로 내리고, 손흥민의 득점력을 극대화하는 전술로 재미를 봤다. 손흥민은 이 기간 동안 놀라운 득점력을 과시했다. 무리뉴는 이후에도 손흥민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렸고, 유로파리그 우승 후 "손흥민이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모습에 눈물이 났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무리뉴는 최근까지 손흥민 영입을 추진한 바 있다. 과거에는 김민재를 토트넘으로 데려올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이강인의 거취는 어떻게 될까. 2026년 북중미월드컵을 앞둔 한국축구 입장에서 에이스 이강인의 경기력은 절대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그의 경기력을 결정지을 수 있는 거취는 계속해서 눈길이 갈 수 밖에 없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