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롯데 자이언츠의 강속구 왼손 투수 홍민기가 점점 확실한 불펜 카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강한 왼손 타자들이 즐비한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이틀 연속 등판해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믿음지수를 높였다.
홍민기는 후반기 시작인 18일 잠실 LG전서 1-2로 뒤진 7회말 선발 알렉 감보아에 이어 두번째 투수로 올랐다. 1점차이기에 홍민기가 7회말을 막아내야 이후 공격에서 역전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 홍민기는 9번 박해민을 삼진으로 잡아냈고, 신민재를 투수앞 땅볼, 천성호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삼자범퇴로 끝냈다.
19일엔 2점차로 앞선 상황에서 나왔다. 3-1로 앞선 7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정철원이 선두 타자로 나온 대타 천성호에게 안타를 내줘 무사 1루가 되고 왼손 타자들이 연이어 나올 차례가 되자 김태형 감독이 지체 없이 홍민기를 올렸다.
첫 타자 박해민과 만난 홍민기는 1,2구 연속 파울로 만든 2S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150㎞의 빠른 직구를 몸쪽 높게 던졌고 ABS가 반응해 루킹 삼진을 만들었다.
신민재와도 150㎞의 빠른 직구를 앞세워 연속 스트라이크 2개를 꽂은 뒤 파울 3개로 끈질기게 버티던 신민재를 결국 유격수앞 땅볼로 유도했다. 병살엔 실패했지만 1루주자를 2루에서 포스아웃 시키는 데 성공.
2사 1루서 2번 문성주 타석 때 1루주자 신민재의 2루 도루 시도를 간파해 1루로 공을 뿌려 신민재를 잡는가 했지만 1루수 정훈의 악송구로 세이프. 2사 2루의 실점 위기였지만 문성주를 135㎞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8회말에도 올라온 홍민기는 선두 3번 김현수를 2루수 앞 땅볼로 잡아낸 뒤 4번 문보경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다. 우타자 박동원 차례가 되자 김강현으로 교체됐다. 1⅓이닝 동안 왼손 타자만 5명 상대해 1안타 1탈삼진 무실점.
이날 25개를 던졌는데 스트라이크가 21개였고 볼은 단 4개 뿐이었다. 스트라이크 비율은 무려 84%였다. 그만큼 빠른 볼을 앞세운 공격적인 피칭을 하면서 LG의 왼손 타자들을 잘 처리해 자신의 시즌 두번째 홀드를 따냈다.
올시즌 12경기에 등판한 홍민기는 승패 없이 2홀드에 평균자책점 1.21의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특히 불펜 투수로 나간 10경기에선 평균자책점 0.68의 특급 피칭을 보여준다. 왼손 타자를 막아줄 왼손 불펜이 필요했던 롯데에 혜성처럼 등장한 구세주다.
홍민기는 경기 후 "주자가 있는 상황에 올라가는 중요한 상황이었다. 내가 막아내지 못하면 분위기가 뒤집힐 수도 있었기 때문에 무조건 막으려고 했다"며 "오늘 같은 팀 분위기를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