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한때 메이저리그 최고승률을 찍으며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선두를 독주하던 LA다저스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다저스는 최근 10경기에서 단 2승 밖에 거두지 못하고 있다. 팀의 전반적인 투타 엇박자 속에 후반기들어 2연속 선발로 나섰던 '슈퍼 유틸리티' 김혜성도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김혜성은 20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홈경기에 전날과 마찬가지로 8번 2루수로 선발 출전했으나 4타수 무안타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삼진도 2개나 당했다. 이로써 김혜성의 시즌 타율은 종전 0.342에서 0.331(118타수 39안타)로 떨어졌다.
전날 산발 3안타 무득점으로 0대2 영봉패를 당했던 다저스도 이날 또 졌다. 이번에는 타선이 홈런 3방 포함 10안타를 치며 7점을 뽑았지만, 투수진이 8실점으로 무너지는 바람에 7대8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로써 다저스는 최근 2연패를 포함해 10경기에서 2승8패의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NL 서부지구 순위 경쟁자들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이날 나란히 패한 덕분에 승차는 유지됐다. 2위 샌디에이고와는 여전히 4.5경기차다. 그러나 다저스의 투타 엇박자는 이제 가볍게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반면 밀워키는 파죽의 9연승을 내달리며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선두인 시카고 컵스에 1경기차로 따라붙었다.
전날 2타수 1안타를 기록했던 김혜성은 2회말 2사 1루에 처음 타석에 나왔다. 밀워키 선발은 에이스 프레디 페랄타였다. 김혜성은 신중하게 6구까지 승부를 이어갔다. 볼카운트 2B2S에서 6구째 바깥쪽 꽉찬 코스로 들어온 97.6마일(약 157㎞)짜리 강속구를 잘 받아쳤다. 타구속도가 98.4마일(약 158㎞)로 측정된 하드히트, 정타였다.
타구 방향만 약간 옆으로 갔다면 충분히 안타가 될 법한 타구. 하지만 불행히도 김혜성의 타구는 밀워키 중견수 블레이크 퍼킨스의 정면으로 날아가고 말았다. 97마일이 넘는 강속구를 정타로 연결했다는 점은 칭찬받을 만 하다. 그러나 안타가 되지 못한 정타는 그냥 아웃타구일 뿐이다.
김혜성은 4-5로 뒤진 4회말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다시 페랄타를 상대했다. 이번에는 체인지업에 당했다. 초구 스트라이트에 이어 2구째 몸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에 헛스윙을 한 김혜성은 3구째 바깥쪽 체인지업에 방망이를 뻗었다가 유격수 땅볼을 치고 말았다. 페랄타의 오프스피드 투구에 타이밍을 뺐겼다.
페랄타가 5회를 끝으로 마운드를 내려간 뒤에도 김혜성의 안타는 나오지 않았다.
6회말 1사 1루 때 맞이한 세 번째 타석. 상대투수는 왼손 불펜 애런 애슈비였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왼손 불펜 투수가 나왔지만, 김혜성을 교체하지 않고 그냥 놔뒀다. 전날 밀워키전 때는 8회에 왼손불펜 투수를 상대로 김혜성을 빼고 대타작전을 쓴 바 있다. 이 작전이 실패한 이후 현지에서는 타격감이 좋은 김혜성을 바꾼 결정에 대한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로버츠 감독은 이를 의식한 듯 왼손 투수를 상대로 김혜성을 바꾸지 않았다. 그러나 결과는 헛스윙 삼진이었다. 1B2S에서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에 완전히 속아 크게 헛스윙을 하고 말았다.
이어 김혜성은 6-8로 따라붙은 8회말 1사 후에 또 다른 밀워키 왼손 불펜투수 제러드 코닉을 만났다. 이번에도 결과는 삼진.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 몸쪽 높은 싱커에 방망이를 헛돌리고 말았다.
다저스는 김혜성의 삼진 이후 후속타자 미구엘 로하스의 솔로홈런이 터지며 7-8까지 따라붙었다. 그러나 다음 타자 오타니 쇼헤이가 중견수 뜬공에 그치며 동점을 만드는 데 실패했다. 9회말에도 세 타자가 모두 범타에 그치며 1점차 패배를 당했다.
한편, 오타니는 이날 0-4로 뒤지던 3회말 무사 1루 때 중월 2점 홈런을 치며 후반기 첫 홈런포를 신고했다. 시즌 33호 홈런을 기록한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홈런 부문 3위이자 내셔널리그 홈런 공동 선두로 복귀했다. 리그 전체 홈런 1위는 38개를 친 칼 롤리(시애틀 매리너스)다. 오타니의 라이벌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는 35개를 치고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