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이 되겠다." 안준호 대한민국 남자농구 A대표팀 감독이 2025년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을 앞두고 5000만 국민을 향해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은 20일 안양 정관장 아레나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하나은행 초청 2025년 남자농구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95대78로 이겼다. 2002년생 막내 여준석이 24득점-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을 이끌었다. 이현중(21득점) 이정현(14득점) 하윤기(13득점)도 각각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경기 뒤 안 감독은 "자신 있게 말씀 드릴 수 있는 것은 우리 남자농구 대표팀은 대표팀 구성원으로서 '애티튜드'가 다르다는 것이다. 코트에 나가면 자기가 가진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붓고 나온다. 상당히 고무적이다. 여기서 성장하려면 우리의 아킬레스건인 장신 빅 맨, 귀화 선수가 있으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없는 상황이니까 지금의 에너지를 모아아 경쟁력으로 승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날 경기를 끝으로 2주 동안 진행된 총 4차례 평가전을 모두 마무리했다. 한국은 8월 5일부터 17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의 제다에서 열리는 2025년 FIBA 아시아컵에 대비해 평가전을 치렀다. 일본(11, 13일), 카타르(18, 20일)를 상대로 두 차례씩 대결했다. 일본을 상대론 각각 91대77, 84대69로 이겼다. 카타르와의 대결에선 90대71, 95대78로 승리했다. 이제 대표팀은 12명의 아시아컵 최종 엔트리를 결정한다. FIBA 랭킹 53위인 한국은 호주(7위)-레바논(29위)-카타르(87위)와 A조에서 대결한다.
안 감독은 "모두가 노력하고, 하나가 돼야 한다. 5000만 국민의 책임 의식을 갖고 해야 한다. 정정당당하게,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그런 마음을 갖도록 노력할 것이다. 실망시키지 않겠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도전하겠다. 죽음의 조다. 분명하다. 그렇지만 거기서 전사하지 않고 살아 돌아와서 남자농구의 전설이 되겠다는 각오로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조금 더 냉정했다. 여준석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다. 우리가 1~2쿼터 수비적인 부분에서 뚫린 부분이 많았다.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느낀다. 각자 사정이 다르겠지만 한 마음 한 뜻으로 맞춰야 원 팀이 된다"며 "지려고 나가는 대회는 없었다. 최선을 다해 이기도록 노력하겠다. (황금세대) 그 말에 대한 부담감과 감사함이 있다. 아직 낸 성과가 없다. 좋게 봐주시는 것은 감사하지만 이뤄내야 할 것이 많다. 그걸 8월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중도 "(이겼지만) 카타르는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아시아컵에서 한국과 다시 붙을 하칸 데미르 카타르 감독은 "한국은 공격과 수비가 모두 안정된 팀이었다.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보였다. 귀화 선수 타일러 해리스 등이 부상이라 전력이 완전하지 않았다. 그러나 선수들이 합류하고 발전하고 있다. 아시아컵까지 남은 시간 최선을 다해 발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양=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