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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A 0.66 신인' 왜 후반기 KIA의 핵심인가…13억 외국인 공백 사실상 채우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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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이보다 더 잘할 수 있을까. KIA 타이거즈 신예 성영탁이 후반기 마운드 운용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성영탁은 20일 광주 NC 다이노스전 2-2로 맞선 5회 2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해 2이닝 21구 무피안타 무4사구 1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성영탁이 2이닝을 깔끔하게 막은 덕분에 KIA는 7회부터 필승조 전상현-조상우-정해영을 차례로 올려 1이닝씩 맡기며 경기를 끝낼 수 있었다. 승리투수는 조상우.

KIA는 후반기 시작부터 근심이 깊었다. 아담 올러가 팔꿈치 염증 여파로 공백이 길어지면서 선발 로테이션에 큰 구멍이 생겼다. 좌완 선발 윤영철까지 전반기 마지막 날 팔꿈치 굴곡근 손상으로 자리를 비웠다. 윤영철은 4주 뒤 재검진을 받기로 했는데, 장기 이탈이 불가피해 보인다.

좌완 에이스 이의리가 계획대로 후반기 시작과 함께 토미존 수술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제임스 네일-김도현-양현종에 이의리가 합류하면서 선발 2자리에 구멍이 나는 것은 막았다.

문제는 이의리와 올러의 대체 선발투수 김건국이 당장은 긴 이닝을 던지기 어렵다는 것. 이의리는 현재 60~70구 정도 던질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고 1군에 왔다. 김건국 역시 3~4이닝 정도를 기대할 수 있는 투수. 이의리와 김건국이 나올 때 필승조까지 연결해 줄 수 있는 롱릴리프가 후반기 마운드 운용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이범호 KIA 감독이 가장 믿는 카드가 바로 성영탁이다. 성영탁은 전반기 21경기에서 1승, 1홀드, 25⅓이닝, 평균자책점 0.71을 기록하며 이미 충분히 신뢰를 쌓았다. 프로 2년차지만, 올해가 1군 데뷔 시즌인데 신인이 맞나 싶을 정도로 마운드에서 자기 공을 씩씩하게 던지고 있다. 구위로 상대 타자를 압도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정교한 제구력과 공의 움직임을 앞세워 KIA 불펜의 핵심으로 발돋움했다.

이 감독은 후반기 성영탁 활용법과 관련해 "(성)영탁이는 4~5회에 따라가야 하는 상황에서 2이닝씩 붙여서 이기는 경기에 나올 수 있게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우리 필승조가 쉬는 날이면 6회에 올릴 수도 있고, 필승조가 다 들어오는 날인데 선발이 일찍 무너지는 상황이면 성영탁을 2이닝을 쓸 수 있다.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만들기 위해 성영탁을 쓰려고 한다. 이기는 경기를 만드는 추격조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성영탁이 사실상 올러와 윤영철의 공백을 채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러는 올해 KIA와 100만 달러(약 13억원)에 계약했다. 성영탁의 올해 연봉은 KBO 최저인 3000만원이다. 마운드에서 건강하게 자기 공을 던지고 있지 못하면 몸값 100만 달러 투수보다 3000만원 투수가 더 빛나는 법이다.

올러가 돌아온 뒤에도 성영탁의 임무는 유지할 예정이다. 성영탁과 김건국이 같이 롱릴리프를 맡으면서 필승조 과부하를 막는다.

성영탁은 이날 2이닝 무실점 투구로 시즌 평균자책점을 0.66까지 낮췄다. 평균자책점 0점대 롱릴리프가 있기에 KIA는 올러와 윤영철의 공백에도 상위권 싸움을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는다.

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