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처음에 나올 때부터 환호를 많이 해 주셔서 긴장을 많이 한 것 같다."
KIA 타이거즈 좌완 에이스 이의리가 드디어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마운드에 섰다. 지난해 5월 29일 NC 다이노스전 이후 417일 만의 복귀전이었다.
이의리는 20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64구 2피안타(2피홈런) 2볼넷 1사구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고 승패 없이 물러났다. KIA는 3대2로 역전승하며 4연패 늪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후반기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직구(47개) 위주로 던지면서 체인지업(8개) 커브(5개) 슬라이더(4개) 등 변화구를 섞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1㎞, 평균 구속은 146㎞로 형성됐다. 구속은 거의 되찾았고, 영점은 아직 잘 잡히지 않았다. 64구 가운데 절반인 32구가 볼이었다.
이의리는 복귀전을 되돌아보며 "오늘(20일) 변화구를 많이 못 쓴 것 같아서 그게 조금 아쉬웠다. 스트라이크와 볼 비율이 5대 5였는데, 직구가 볼이 많았을 때 반대로 또 직구를 많이 던져서 결과가 좀 빨리빨리 나와서 4회에 그래도 투구 수를 조금 적게 끝내지 않았나 싶다"고 이야기했다.
1회 시작과 함께 홈런을 내준 게 가장 허탈했다. 선두타자 김주원에게 좌월 솔로포를 얻어맞아 0-1이 됐다. 볼카운트 2B1S에서 슬라이더가 맞아 나갔다. 김주원의 개인 첫 1회 선두타자 홈런.
2회 1사 후에는 리그 정상급 우타자 박건우에게 좌월 홈런을 얻어맞았다. 볼카운트 2B1S에서 몸쪽 높게 들어간 시속 147㎞짜리 직구를 박건우가 잘 당겨쳤다. 솔로포 2개를 허용하면서 2실점 했다.
이의리는 "처음 홈런을 조금 허탈했다. 오자마자 이렇게 또 친구(김주원)가 내게 선물을 줘서 허탈했다. 두 번째 홈런은 조금 아쉬워서 웃음이 나왔던 것 같다. 오늘 전체적으로 직구를 노리고 들어온 것 같은데, 직구를 거기서 던져준 게 조금 아쉬운 판단이었다"고 했다.
2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는 관중 1만6985명이 입장했다. 17~19일 3일 연속 광주 지역에 폭우가 내리고 침수 피해가 생긴 여파로 매진을 기록하진 못했지만, 이의리의 복귀전을 직접 보려는 KIA 팬들이 경기장을 빼곡히 채웠다.
이의리는 "처음에 나올 때부터 환호를 많이 해 주셔서 조금 긴장을 많이 한 것 같다. 그래도 주변에서 좋은 말을 많이 해줘서 그래도 조금 재미있게 던졌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이의리가 솔로 홈런 2개를 허용했지만, 부상 복귀 후 첫 등판인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투구였다고 생각한다. 다음 등판이 기대되는 투구였다"고 총평했다.
첫 등판은 4이닝 투구에 그쳤지만, 점차 1군 분위기에 적응하면서 투구 수를 늘려 나갈 예정이다. 다음 등판은 오는 26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이 될 전망이다.
이의리는 "구속은 아무래도 첫 경기이기도 하고, 긴장하면 원래 공이 조금 빨라지는 것 같다. 그래도 항상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해야 되는 것 같고, 앞으로도 이 정도 유지만 해줘도 정말 좋을 것 같다"며 계속해서 더 나은 투구를 펼치며 그동안 팬들의 기다림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