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점수 뽑게 테이블 좀 깔아줘, 어썸 킴'
탬파베이 레이스 이적 후 처음으로 홈구장에서 멀티히트와 도루를 선보이며 역전승을 이끌었던 김하성(30)이 다시 상위 타순으로 출격한다. 팀내 최고연봉자로서의 진가를 발휘한 지 하루 만이다. 김하성에게 거는 팀의 기대가 그대로 드러나는 타순 배치다. 탬파베이의 후반기 첫 3연승과 볼티모어전 스윕 승리 미션이 김하성의 방망이 끝에 걸려 있다.
볼티모어는 21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홈구장인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의 조지 M. 스타인브레너 필드에서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상대로 홈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앞서 탬파베이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최하위 볼티모어를 상대로 2연승을 거두며 후반기들어 상승 흐름을 탔다.
이제 1승만 더 하면 볼티모어와의 홈 3연전을 스윕하면서 3연승을 수확할 수 있다. 잠시 밀려났던 AL 동부지구 선두 싸움을 다시 시작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탬파베이가 3연승을 달성하고, 4위 보스턴 레드삭스가 패하면 3위를 되찾게 된다.
이렇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 경기에 케빈 캐시 탬파베이 감독은 김하성을 2번으로 다시 전진배치했다. 김하성의 탬파베이 이적 후 두 번째 2번 출격이자 홈경기 첫 2번 출전이다. 지난 2월 탬파베이와 2년-2900만달러에 계약한 김하성은 긴 어깨 부상 재활을 거쳐 지난 7월 5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전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돌아왔다.
이후 20일 볼티모어전까지 총 8경기를 치르는 동안 5번(2경기)과 7번(2경기), 8번(3경기) 타순에 나왔다. 2번 타자로 전진배치된 적이 딱 한번 있었다. 지난 13일 보스턴과의 원정경기 때 2번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그러나 이날 김하성은 4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탬파베이는 산발 3안타 무득점으로 0대2 패배를 당한 바 있다.
좀처럼 타격감이 살아나지 않은 탓에 김하성은 지난 14일 보스턴과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부터 후반기 볼티모어와의 첫 두 경기 등 3경기에서 연속 8번 타순으로 나왔다.
하지만 20일 볼티모어전에서 8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도루 1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역전승의 물꼬를 틀자 팀내 신뢰도가 급상승했다. 이날 경기에서 김하성은 홈관중 앞에서 처음으로 멀티히트를 날렸다. 특히 1-2로 뒤지던 8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호쾌한 우전안타로 멀티히트를 달성한 뒤 곧바로 2루 도루까지 성공시켰다. 김하성이 치고 달리자 탬파베이 타선도 뒤이어 터졌다. 결국 탬파베이는 8회말에 대거 3점을 뽑으며 4대3으로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모처럼 김하성 영입효과를 톡톡히 누린 셈이다.
이런 좋은 흐름을 이어가기 위한 캐시 감독의 선택은 '김하성 2번 배치'였다.
이날 탬파베이는 챈들러 심슨(중견수)-김하성(유격수)-얀디 디아즈(1루수)-주니어 카마네로(DH)-크리스토퍼 모렐(좌익수)-제이크 맨검(우익수)-대니 젠슨(포수)-호세 카바예로(3루수)-테일러 윌스(유격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전날에 비해 상당히 많은 변화가 시도됐다. 1번 심슨과 3번 디아즈 만이 전날과 같은 타순이다. 선발 투수는 라이언 페피오다. 올해 6승7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 중이다.
이날 볼티모어 선발은 좌완 트레버 로저스다. 올해 6경기에서 35⅓이닝을 던지며 2승1패 평균자책점 1.53을 기록하고 있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절에 당시 마이애미 말린스 소속이던 로저스를 상대로 4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다. 이번에는 김하성의 설욕전이다. 과연 김하성이 홈관중 앞에서 제대로 테이블 세터 역할을 해내 3연승의 발판을 마련할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