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후반기 들어서도 7월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정후는 21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원정경기에 리드오프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5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33일 만에 1번 타자로 나선 이정후는 1회초 첫 타석에서 행운의 2루타를 치고 나가 홈을 밟았고, 6회 4번째 타석에서는 2사 1,2루에서 중전적시타를 날려 타점을 올렸다. 그리고 나머지 3차례 타석은 헛스윙 삼진, 1루수 땅볼, 2루수 땅볼이었다.
지난 12일 LA 다저스전(4타수 3안타) 이후 5경기 만에 멀티히트를 뽑아낸 이정후는 타율 0.249(357타수 89안타), OPS 0.716에 6홈런, 41타점, 50득점을 마크했다. 7월 들어 4번째 멀티히트를 쳐 월간 타율은 0.306(49타수 15안타)으로 높아졌다.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은 후반기 출발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데 이정후가 획기적으로 타율을 높이려면 양질의 타구를 날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지 매체 맥코비크로니클스는 지난 18일 '이정후의 3할 타율 가능성을 사실상 제로'로 보면서 '이정후의 5월 타율이 0.231, 6월 타율이 0.143이었던 것은 2루수 땅볼과 평범한 중견수 플라이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의 느린 배트스피드로 인해 빠른 공에 취약하다는 걸 상대는 이미 파악하고 있다. 변화구와 오프스피드 구종은 어느 정도 공략하지만 패스트볼에는 아직 적응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역시 2루수 땅볼이 많다는 것이다. 땅볼아웃, 특히 2루수 땅볼에 관한 스탯을 들여다봤다.
플라이아웃(AO)에 대한 땅볼아웃(GO)의 비율(GO/AO)이 이정후는 0.92다. 플라이아웃이 100개라면 땅볼아웃은 92개라는 뜻이다. 공교롭게도 올시즌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 0.92와 같은 수치다. 땅볼을 많이 치는 타자는 아니라는 뜻으로 해석해도 된다.
이정후처럼 컨택트 히팅에 주력하는 타자들의 이 비율을 보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루이스 아라에즈는 0.85, 시카고 컵스 니코 호너는 0.85,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스티븐 콴은 0.86으로 이정후보다 다소 낮다. 스윙 궤적과 배트스피드가 다르듯 GO/AO도 타자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강한 타구를 자주 날리느냐에 따라 타율이 좌우된다고 보면 이정후의 하드히트 비율이 30.1%로 하위 12%, 평균 타구속도가 87.3마일로 하위 16%로 '바닥권'이라 이를 극복하거나 적어도 상쇄하기 위한 방법이 강구돼야 한다.
이정후는 2루수 땅볼이 유독 많은 타자라는 것은 기록에도 드러난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2루수 땅볼(2루수 실책, 2루수 야수선택, 2루수 병살타 포함) 부문서 이정후는 43개로 전체 타자들 중 6번째로 많다.
1위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마이클 해리스 2세로 53개의 2루수 땅볼을 쳤고, 이어 아라에즈가 48개로 2위다. 거포로 분류되는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와 볼티모어 오리올스 거너 헨더슨이 나란히 45개로 공동 3위인 것이 눈에 띈다. 수비 시프트에 막힌 탓이라고 보면 된다.
LA 에인절스 놀란 샤누엘이 44개로 5위고 이정후와 워싱턴 내셔널스 루이스 가르시아 주니어가 공동 6위로 나타나고 있다.
타수 대비 비율은 해리스 2세가 14.8%, 아라에즈가 12.7%, 오타니가 11.8%, 헨더슨이 13.0%, 샤누엘이 12.5%, 그리고 이정후와 가르시아가 각각 12.0%, 13.8%다. 이 수치는 해리스 2세가 압도적으로 높고, 대부분 12%대를 기록 중이다.
2루수 땅볼 8~11위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브랜던 도노반은 11.9%(354타수 42개), 볼티모어 라이언 오헌은 14.8%(284타수 42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조시 네일러는 12.5%(336타수 42개), 볼티모어 잭슨 홀리데이 11.1%(361타수 40개), 스티븐 콴 10.8%(361타수 39개)다.
당연한 것이지만, 이들 11명 모두 좌타자다. 이정후의 경우 바깥쪽으로 날아드는 변화구를 무리하게 끌어당기는 바람에 2루수 또는 1루수 땅볼로 흐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타구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확하고 강하게 쳐야 하는데 적어도 무리하게 당기는 타격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들 11명 중 타율이 이정후가 해리스 2세(0.212) 다음으로 낮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