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야구는 멘탈 스포츠가 맞네.
말로는 "계약 여부는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었다. 하지만 속으로는 얼마나 불안했을까.
한화 이글스 리베라토가 팀 동료 와이스에 이어 다시 한 번 '단기 대체 코리안 드림'을 꿈꾸고 있다.
한화는 손 골절상을 당한 플로리얼을 대신해 6주 계약으로 데려온 리베라토를 후반기 완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19일 KT 위즈전을 앞두고 선수에게 정식 계약 사실을 알렸다. 잔여 시즌 연봉은 20만5000달러.
사실 단기 교체 선수가 6주 라는 짧은 시간 안에 강한 임팩트를 남기며 기존 선수를 넘어서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플로리얼이 부상 전 엄청난 타격감을 선보이며 살아나고 있었음을 감안하면 리베라토 완전 교체는 그만큼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텐데, 한화의 선택은 신의 한 수가 되는 느낌이다.
생전 처음 뛰는 한국이라는 무대. 오자마자 정확한 컨택트 능력을 바탕으로 2번 자리에서 알토란 같은 역할을 했다. 주자가 없을 때는 찬스를 만들고, 주자가 있을 때는 홈으로 불러들이는 해결 능력을 보여줬다.
한화는 문현빈, 노시환, 채은성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이 공고하다. 굳이 뻥뻥 칠 외국인 타자가 필요치 않은 팀 구성. 여기에 허약한 외야 수비를 채워줄 외야수 자원이 필요했다. 아무래도 전문 외야수 중 파워를 갖춘 선수를 찾는 건 쉽지 않은 일.
플로리얼에게도 그 모습을 기대했지만, 예상과 달리 수비에서 불안감을 노출했다. 리베라토도 100%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플로리얼보다는 낫다는 평가. 그리고 김경문 감독과 한화는 다시 돌아와 이전과 같은 타격을 보여줄 수 있을지 물음표가 붙은 플로리얼보다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리베라토를 선택했다.
일단 '대박'이다. '정규직' 사인을 하더니 두 경기 연속 3안타를 터뜨리는 엄청난 활약을 선보였다. 19일 KT전은 6회 강우 콜드가 되기 전까지 4타석에 들어가 4타수 3안타 2득점을 기록했다. 이날이 밥상을 차린 날이라면, 20일은 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2타점 3득점으로 해결사 역할까지 했다.
리베라토는 정식 계약이 확정된 후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지만, 솔직히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었다. 앞으로 한결 편한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는데, 정말이었다. 방망이가 춤을 춘다. 그 덕에 한화는 9연승을 달렸다. 어차피 바꿀 거라면, 시간 끌 거 없이 빠르게 하자던 김 감독의 선택이 제대로 맞아들었다.
정규직 계약했다고 방심할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리베라토는 다음 목표가 있다. 와이스처럼, 내년 시즌 좋은 대우를 받고 재계약 하는 것이다. 집중력이 불타오를 수밖에 없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