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의 불펜진은 이제 어느 정도 풍부해졌다. 마무리 유영찬과 함덕주가 부상에서 돌아왔고, 이정용이 상무에서 제대하며 양적으로 쓸 카드가 많아졌다.
시즌 초반 김강률 박명근 정도만 있었던 데 비하면 엄청나게 좋아졌다고 할 만하다.
그러나 이들이 모두 이름값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기대에 맞는 피칭을 못하는 이들도 있다.
필승조 A조는 확실하다. 김진성과 이정용이 마무리 유영찬과 함께 승리를 확실하게 지켜낸다. 지난 18일과 20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서 이들 3명이 승리를 지켜내면서 LG는 2승1패의 위닝시리즈를 가져갈 수 있었다. 18일엔 선발 손주영이 6이닝 1실점의 호투를 펼친 뒤 2-1의 1점차 리드에서 7회부터 불펜이 가동 돼 이정용-김진성-유영찬이 1이닝씩을 안정적으로 막아내며 2대1의 승리를 완성했다.
20일엔 2-1로 앞선 6회초 임찬규가 2-2 동점을 허용한뒤 2사 만루의 위기에 몰리자 김진성이 올라와 황성빈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7회초에도 나와 안타 하나를 허용했지만 무실점으로 잘 막아냈고, 이정용이 8회를 삼자범퇴, 유영찬이 9회를 삼자범퇴로 끝냈다. 불펜진의 무실점 피칭 속에 8회말 LG는 문보경의 적시 2루타로 결승점을 뽑아내 3대2로 승리했다.
B조는 아직이다.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19일 경기가 그랬다. 선발 에르난데스가 6이닝 3실점으로 막은 뒤 7회부터 불펜이 투입됐다. 1-3으로 뒤져 불펜이 롯데 타선을 막아내고 LG 타자들이 역전하길 바라야 하는 상황. 7회초 등판한 장현식은 선두 나승엽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한 뒤 희생번트로 1사 2루서 9번 대타 정훈에게 볼넷을 허용해 1,2루의 위기에 몰렸다. 1번 황성빈이 친 타구가 다행히 3루수 문보경에게 향했고, 병살타로 연결되며 극적으로 위기를 탈출했다.
하지만 8회초 볼넷이 발목을 잡았다. 마운드에 오른 함덕주가 1사후 레이예스와 전준우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급히 박명근을 올렸는데 박명근 마저 윤동희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줘 1사 만루. 정보근을 삼진처리해 2사를 만들었지만 전민재에게 또 볼 4개를 던져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을 헌납했고, 한태양에게 우전안타를 맞고 2점을 더 내주며 1-6으로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LG는 박명근을 다음날인 20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염 감독은 "선발 야구만 되면 우리가 이길 확률이 7할 이상이다. 선발이 6이닝 이상 던져주면 승률이 7할 이상이다"라면서 "문제는 5회 이전에 선발이 무너졌을 때 중간 투수로 막아서 이기는 것이다"라고 했다. 염 감독은 "그러기 위해선 함덕주 장현식 박명근 김영우 등이 잘 던져줘야 경기를 잡을 확률도 높아지고 과부하도 덜 걸린다"라며 "우리 팀이 선발이 5회에 무너졌을 때 승률이 5할이 안돼서 어려움을 겪었다. 선발이 내려가고 다음 투수에서 무너지는 경기가 많았다. 버텨서 지고 있더라도 역전승을 해서 우승했을 때의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