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이정효 광주 감독이 전북의 리그 우승을 응원(?)했다.
이 감독은 2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김천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23라운드 홈경기 사전 기자회견에서 '강팀의 조건'에 대해 언급하던 중 "K리그에선 전북이 강팀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전북이 리그에서 우승할 확률이 80% 이상은 된다고 생각한다"라며 "거스 포옛 전북 감독님이 리그를 우승했으면 좋겠다. 내가 엄청 응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말에는 리그 우승컵은 가져가되, 코리아컵 타이틀을 넘겨달라는 숨은 뜻이 담겼다. 광주는 코리아컵 준결승에 올라 내달 부천을 상대한다. 전북 역시 준결승에 진출했다. 광주가 부천을 꺾고, 전북이 강원을 제압하면 결승전에서 광주-전북전이 성사된다. 이 감독은 "전북이 리그 우승을 하고, 코리아컵은…. 감독님께 따로 만나서 말씀드리고 싶다. 우리 입장에선 다행인 건 포옛 감독님이 계속 이기고 있어서 우리 팀에도 큰 도움이 된다"라며 웃었다.광주는 직전 라운드에서 수원FC에 1대2 역전패했다. 이 감독은 "(실수성 플레이를 펼친)김경민에게 아무 말도 안했다. 큰 수술을 한 뒤 위험한 상황에서 부담이 됐을텐데 팀을 위해 뛰고 있다. 오히려 아사니를 크게 혼냈다. 개인 미팅에서 프로 의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팀원들한테도 본인이 잘못했다는 걸 인정하고 받아들였다. 훈련을 의외로 또 열심히 했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헤이스, 박인혁을 투톱으로 세우고, 아사니, 유제호 최경록 정지훈으로 미드필드진을 꾸렸다. 올해 광주 유니폼을 입은 유제호는 큰 부상으로 전반기를 날린 뒤 최근 복귀해 첫 출전 기회를 잡았다. 조성권 변준수 민상기 심상민이 포백을 구성하고, '국대 센터백' 변준수가 다시 선발로 돌아왔다. 김경민이 골문을 지킨다.
이 감독은 "유제호는 재능이 있는 선수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선수이고,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어줄 선수라서 기용했다. 이강현 주세종과는 달리 공격적인 성향을 지녔다"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아사니, 변준수 김경민은 팀 K리그 일원으로 뉴캐슬과 친선전에 출전한다. 이 감독은 "알힐랄과의 경기에서 많은 걸 느꼈다. 선수들은 본인들이 얼마나 부족한지 느꼈을 거고, 나는 내가 한심하다는 걸 알게 됐다. 뉴캐슬과의 경기에서도 느끼는 점이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최근 '유럽 최강' 파리생제르맹(PSG) 경기를 연구하고 있다는 이 감독은 "PSG는 확실히 다른 축구를 하고 있다. 그 축구를 (광주에)접목시킬 생각을 하고 있는데, 체력적인 부담이 너무 큰 것 같다. 외계인 같다. 그런 축구를 구현하기 위해선 피지컬적으로 상당히 많이 발전돼야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정정용 김천 감독도 주중 경기임에도 큰 변화를 택하진 않았다. 두 자리만 교체했다. 이동경 박철우를 벤치로 내리고 원기종 박대원을 투입했다. 박상혁 원기종이 투톱을 맡고, 이동준 이승원 맹성웅 김승섭이 미드필드진을 구성한다. 박대원 이정택 김강산 오인표가 포백을 맡고, 이주현이 골키퍼 장갑을 낀다.
정 감독은 큰 변화를 주지 않는 이유에 대해 "신병들이 컨디션을 끌어올리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오늘 이동경을 벤치에 앉힌 건 컨디션을 고려해서다. 지난 대구전에서 비오는 와중에 많은 시간을 소화했다"라고 했다.
현재 리그 3위인 김천은 지난시즌부터 올시즌까지 K리그1에서 가장 꾸준한 팀 중 하나다. 정 감독은 이에 대해 "기본적으로 실력이 갖춰진 선수들에게 축구의 마지막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도록 멘탈을 잡아준다. 장단점을 잘 터치해주면, 더 좋아지는 것 같다. 김강산은 빌드업에 약점이 있었는데, 최근에 많이 좋아졌다"라고 미소지었다.
이번여름 서민우 김대원을 소속팀 강원으로 떠나보낸 김천은 10월엔 이승원 박상혁을 강원으로 보내야 한다. 정 감독은 "(모)재현이도 여기서 제대해 강원으로 이적했다. 강원이 무서워지고 있다. 이젠 빅5라고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올 시즌 광주전 2경기에서 무득점 무승 중인 정 감독은 끝으로 "오늘은 꼭 골을 넣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광주=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