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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올 것이 왔구나' 탬파베이 김하성, 허리 통증으로 또 선발제외. 부상자명단은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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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제 아무리 단단한 돌덩이라도 세월과 강한 충격 앞에서는 버티기 어렵다.

탬파베이 레이스의 김하성(30)도 마찬가지다. 좀처럼 쓰러지지 않던, '강인함의 대명사' 같던 선수였다. 하지만 지난해 어깨 부상으로 수술을 거치며 약 11개월간 재활만 하다보니 실전에서 오는 신체적 압박에 취약해졌다. 김하성은 복귀 후 벌써 두 번째로 잔부상 때문에 선발 출전명단에서 빠졌다. 그나마 부상자명단(IL)에는 들어가지 않은 게 다행이다.

김하성은 2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 조지 M. 스타인브레너 필드에서 열리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홈경기에 출전하지 않는다. 케빈 캐시 탬파베이 감독은 전날 경기 도중 허리 통증이 생겨 조기 교체한 김하성을 이날 경기에 제외했다. 대타나 대주자로도 나서지 않을 전망이다. 허리 상태가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전날 화이트삭스전에서 발생한 허리 통증의 여파다. 김하성은 전날 6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가 4회초 수비이닝 때 교체돼 경기에서 빠졌다. 앞서 김하성은 2회말 공격 이닝 때 선두타자로 나와 볼넷으로 출루한 뒤 도루까지 성공시켰다. 그러나 2루 베이스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는 과정에서 허리쪽에 통증이 발생했다.

이 여파는 바로 다음 3회초 수비이닝 때 크게 드러났다. 김하성은 1사 1, 3루에서 '3-6-4(1루수-유격수-2루수)' 더플플레이 과정에 관여했다. 2루 베이스 커버에 들어게 베이스를 찍고 선행주자를 포스아웃 시킨 뒤 1루로 송구해 두 번째 아웃을 잡으면 되는 프로세스다.

하지만 김하성은 1루에 제대로 공을 던지지 못했다. 허리에 힘을 주지 못하다보니 팔로만 던지는 어색한 송구가 나왔고, 속도와 방향이 모두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결국 타자주자가 1루에서 살면서 안줄 수도 있던 점수를 내주고 말았다. 결국 다음 수비이닝 때 교체됐다.

이에 대해 김하성은 경기 후 메이저리그 공식페이지 MLB닷컴과의 인터뷰에서 "2루로 슬라이딩할 때 허리 쪽에 강하게 당기는 느낌이 들었다. 계속 경기를 하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면서 "선수 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많이 다쳐본 적이 없다. 정말 실망스럽다"며 속상한 심정을 전하기도 했다.

결국 이때 생긴 허리 통증이 다음 날인 23일 경기 제외로 이어졌다. 이런 식으로 부상으로 인해 김하성이 경기에 빠지게 된 건 지난 7월 초 메이저리그 복귀 후 두 번째로 생긴 일이다. 김하성의 내구성에 큰 결함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KBO리그 시절과 메이저리그 진출 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절까지 김하성은 단단한 내구성을 자랑했다.

그러나 샌디에이고 소속이던 지난해 8월 19일 콜로라도와의 경기에서 1루 슬라이딩 귀루 도중 어깨를 다치며 큰 전환점을 맞게 됐다. 시즌 아웃 판정을 받은 김하성은 어깨 수술을 받고, 무려 11개월 가까운 재활 끝에 지난 5일 디트로이트를 상대로 MLB 복귀전을 치렀다. 부상 이후 320일 만이었다.

그런데 하필 이 복귀전에서 오른쪽 종아리 통증이 생겼다. 2루에서 3루로 도루하는 과정에서 종아리 근육이 당기는 증세가 생겼다. 이로 인해 김하성은 3경기에 나오지 못했다. 이번에 두 번째 부상 이탈이다.

부상자명단에 들어가지 않은 걸 천만다행이라고 봐야 할 듯 하다. 캐시 감독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일단 오늘은 쉬고 내일도 상태를 지켜보겠다. 금요일 쯤에는 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김하성의 상태를 낙관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하지만 정확한 컨디션은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다. 김하성이 과연 허리통증 악재를 쉽게 털어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