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최민석이 누구야?
두산 베어스 팬이 아니라면 생소한 이름이다. 하지만 '최강' 한화 이글스의 11연승을 저지하며 '전국구'로 발돋움할 준비를 마쳤다.
최민석은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한화전에 선발 등판, 5이닝 무실점 호투했다. 팀의 13대2 대승에 앞장섰다. 최민석은 시즌 평균자책점을 3.63에서 3.18로 떨어뜨렸다. 개인 2승(2패)도 수확했다. 도저히 질 것 같지 않던 한화를 투심으로 쓰러뜨렸다.
최민석은 2025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6번에 뽑혔다. 야구 명문 서울고 에이스였지만 동기들의 면면이 워낙 화려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정현우(키움) 배찬승(삼성) 정우주(한화) 김영우(LG) 등 1라운드 파이어볼러들이 스프링캠프부터 유명세를 떨쳤기 때문이다.
최민석은 2군에서 차근차근 준비했다. 5월 21일 잠실 SSG전 뒤늦은 데뷔전을 치렀다. 두산이 이미 9위로 추락한 상황이라 별다른 관심이 쏠리지 않았다. 최민석은 두 번째 등판인 5월 28일 수원 KT전에 바로 선발승을 낚았다. 7월 1일 잠실 삼성전은 7이닝 2실점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달성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가능성을 확인한 두산은 최민석을 5선발로 고정했다.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은 FA가 되는 최원준을 불펜으로 보내면서까지 최민석에게 선발 자리를 만들어줬다. 적어도 두산팬들의 뇌리에는 최민석 이름 세글자를 확실하게 심었다.
최민석은 이번 한화전을 통해 실력을 확실하게 입증했다. 2만3750명 만원 관중 앞에서 10연승 독주 중인 선두 한화를 상대로 주눅 들지 않았다. 최민석은 5이닝 동안 개인 최다 7삼진을 솎아냈다. 볼넷은 1개 뿐이었다. 12-0으로 넉넉하게 앞선 6회말 최지강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경기 후 최민석은 "초반 야수 선배님들께서 대량 득점지원해주신 덕분에 편하게 투구했다. 공격적으로 투구하면서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했다. 특히 좌타자 상대 몸쪽으로 슬라이더가 주효했다"며 기뻐했다.
최민석은 투심 48개, 스위퍼 26개, 스플리터 18개를 구사했다. 변화무쌍한 투심이 매우 위력적이다. 최민석은 "투심으로 땅볼을 유도하는 것이 내 장점이지만, 오늘처럼 탈삼진도 자신있다"며 웃었다.
투구수 92개가 옥에 티였다. 최민석은 "투구수 관리를 잘해서 6회에도 올라가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해 아쉬움도 남는다. 다음 등판도 준비 잘해서 반드시 승리를 가져오겠다"고 다짐했다.
시즌 완주가 중요하다. 최민석은 "아프지 않고 시즌을 마무리 하는 것이 올 시즌 목표다. 두산베어스를 대표하는 선발투수로 성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잠실=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