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올시즌을 앞두고 KIA 타이거즈의 불펜엔 변화가 있었다. 지난해 함께 뛰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뤘던 장현식이 LG 트윈스와 FA 계약으로 떠난 것.
2년 연속 우승을 위해 불펜 보강이 필요했던 KIA는 키움 히어로즈와 예비 FA인 조상우를 영입하고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과 현금 10억원을 내줬다.
장현식은 LG에서 부상을 당하기도 했지만 전반기 30경기에 등판해 2패 9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2.76을 기록했다. 건강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최선을 다해 자신의 몫을 했다.
조상우는 기복이 있었지만 전반기 45경기에서 3승5패 24홀드 평균자책점4.08을 기록했다. 홀드 부문 1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단순히 성적만 놓고 보면 조상우가 좀 더 팀에 보탬이 됐다고 볼 수 있다. KIA가 장현식을 보냈지만 조상우를 데려와 잘 메웠다고 평가할 수 있는 대목.
그런데 이번 후반기 첫 만남에서 둘의 명암이 극명히 갈렸다.
장현식은 22,23일 연속 승리투수가 되며 LG 이적 후 첫 승과 2승째를 친정팀을 상대로 연달아 챙겼다. 반면, 조상우는 이틀 연속 실점에 23일엔 패전투수까지 되며 고개를 숙였다.
둘 다 필승조다 보니 경기 후반 중요한 순간에 등판했다.
22일 경기서 장현식은 8회말 유영찬이 역전타에 추가 실점을 해 4-6이 된 뒤 이어진 1사 1,3루서 마운드에 올랐다. 박찬호에게 안타를 맞고 3루주자 한준수의 득점을 허용. 하지만 김규성을 1루 땅볼, 위즈덤을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더 이상의 실점을 막았다.
LG는 9회초 박해민이 마무리 정해영을 상대로 동점 스리런포을 뽑아내며 7-7 동점을 만들었고, 다음 타자인 구본혁이 안타로 출루하자 조상우가 등판했다. 마운드에 오르자 마자 흔들렸다. 문성주에게 좌전안타를 맞아 1사 1,2루의 위기에 몰렸고, 김현수에게 우전 적시타를 허용하며 7-8 역전을 허용했다. 후속 타자 문보경에게 2루수앞 땅볼을 유도했지만 2루 포스 아웃 후 유격수 박찬호의 1루 송구가 옆으로 크게 벗어나는 실책이 됐고, 2루주자 문성주가 홈을 밟으며 7-9. 9회말 이지강이 올라와 경기를 끝내며 장현식은 승리투수가 됐다.
23일에도 두 투수가 나란히 등판했다. 장현식은 4-4 동점이 된 뒤 8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 1번 박찬호를 3구 삼진으로 잡아낸 뒤 2번 김선빈을 1루수앞 땅볼, 3번 고종욱을 헛스윙 삼진으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며 또 한번 안정감을 보였다. 4-4 동점이 이어지자 9회말에도 등판. 선두 4번 최형우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지만 위즈덤을 3루수 앞 병살타로 잡아냈고, 최원준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지만 앞 타석에서 홈런을 친 오선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고 2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조상우는 연장 10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 2번 김주성에게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허용하더니 문보경에게 3B1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던진 144㎞의 가운데 직구가 통타당해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허용하고 말았다. 4-6.
KIA 타자들이 10회말 1점을 만회하고 1사 1,2루의 찬스를 이어가며 역전을 꿈꿨지만 추가 득점에 실패하며 5대6으로 패했다. 조상우는 패전투수가 됐다.
운명의 장난처럼 FA 이적생과 그 여파 속에 팀을 옮긴 예비 FA의 명암이 갈렸다. 두 선수 모두 2경기 연속 등판해 24일 경기엔 휴식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다음 시리즈에서는 과연 누가 웃게 될까. 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