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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마운드 설 수 있을까" 타자 전향까지 고민했던 절박함 '3년만 10승 지킨 2년만 10홀드' 시련만큼 값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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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팀이 좋을 때 제가 잘할 수 있는 투수를 해서 좋아요."

최준용(24·롯데 자이언츠)은 2020년 신인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지명된 '특급 유망주'다. 고교 시절부터 최고의 에이스로 활약을 한 그는 입단 첫 해부터 31경기에서 8홀드를 기록하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2021년 20홀드, 2022년 14세이브, 2023년 14세이브를 거두는 등 롯데의 필승조로 거듭났다.

시련이 닥쳤다. 꾹 참고 던져왔지만, 팔꿈치 어깨 등 여러 군데가 아파왔다. 공을 던질 때마다 부담이 짓눌렀다. "아프지 않고 야구를 하고 싶다"고 호소하던 그는 2023년 시즌을 마친 뒤 '타자 전향'을 고민하기도 했다.

펑고를 받고 배팅 훈련을 했지만, '투수 최준용'의 가치는 '타자 최준용'과 비교할 수 없었다.

그는 2023년 말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150㎞가 넘는 공을 던지는 등 건재한 모습을 보이며 결국 다시 투수로 돌아왔다. 2024년 27경기에 출전한 그는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어깨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최준용. 시련은 끝이 아니었다. 스프링캠프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팔꿈치 부상이 생겼다. 하지만 마인드는 이전과 달랐다. 흔들림은 없었다. 굳은 마음으로 재활을 소화했고, 5월17일 1군 콜업과 함께 첫 홀드를 작성한 그는 6월 14경기에서 1세이브 8홀드를 기록하며 롯데의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9홀드까지 거침없이 내달렸던 그는 전반기 막바지 빡빡한 경기에 멀티이닝이 두 차례 포함된 3연투를 하는 등 잦은 출전을 했다. 결국 9홀드 이후 지친 모습이 보이며 '아홉수'에 시달렸지만, 23일 키움전에서 4-1로 앞선 8회 1이닝 1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10번째 홀드를 채웠다. 2023년 이후 2년 만에 밟은 10홀드 고지. 롯데는 4대1로 승리하며 2연패에서 벗어나 3위를 지켰고, 선발 투수 박세웅은 3년 만에 10승을 거뒀다. '겹겹사'의 연속이었다.

최준용은 "홀드 숫자를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9개에서 10개까지 오기까지 험한 길을 걸었다고 생각한다. 나 때문에 넘어간 경기도 있어 마음도 무거웠다"며 "(박)세웅이 형이 10승을 할 때 나도 10홀드를 할 수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기분 좋다. 지금 팀이 중요한 시기다.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보탬이 돼서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급 투수에서 타자 전향까지 고민할 정도로 절박했다. 많은 우여곡절 끝에 거둔 10홀드인 만큼 의미가 더욱 크다. 최준용은 "팀이 잘할 때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투수를 하고 있어서 기분 좋다. 어깨 수술을 하고 다시 마운드에 설 수 있을지 없을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이렇게 마운드에서 공을 던질 수 있어서 하루하루 감사하다"며 "우리 팀이 이길 때 10번의 타이트한 경기를 지켜냈다는 거라 의미를 두고 싶다. 홀드 생각은 안 한다. 팀이 가을야구에 갈 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

전반기 롯데는 빡빡한 필승조 운영을 했지만, 최근 홍민기가 가세하면서 한층 불펜진이 두터워졌다. 홍민기는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전체 4순위)로 지명된 최준용의 입단 동기이기도 하다. 최준용은 "(홍)민기가 1군에 와서 너무 기분 좋다. 중요한 상황에 같이 나갈 수 있게 된 것도 기분이 좋다"며 "친구들이 더 야구를 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민기와 같이 공이 좋은데 아직 경기에 못 나가는 선수가 많다. 박재민(개명 후 박로건)이라는 친구도 있고, 배세종도 있다. 좋은 친구들이 워낙 많아서 하루 빨리 1군에 올라와 같이 야구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잦은 등판에 힘들 법도 했지만, 최준용은 "경기에 나가라고 하면 기분 좋다"라며 "수술 전에는 결과가 안 좋으면 나에게서 문제를 찾았다. 이제 내 공을 의심하지 않고 '그냥 그런 날인가 보다, 내일 또 잘하자' 생각하고 넘어간다. 우리팀 전력분석 분들이 정말 잘해주셔서 믿고 던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밝아진 마음을 전했다.고척=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