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지난해 양 리그 MVP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와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후반기 들어 대포 가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저지와 오타니는 지난해 각각 58홈런, 54홈런을 때려 AL, NL 홈런 1위를 차지, 나란히 MVP에 선정됐다. 그런데 올시즌 홈런 경쟁은 두 선수가 아닌 의외의 타자가 주도하고 있다.
시애틀 매리너스 칼 롤리가 역대 최고의 포수 시즌을 만들어가고 있는 상황. 이미 전반기에 38홈런을 때리며 역대 전반기 최다 홈런 순위에서 2001년 배리 본즈(39개)에 이어 2위에 오른 롤리는 24일(이하 한국시각) 현재 39홈런으로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이다. 하지만 2위 그룹의 추격이 거세다.
저지와 오타니는 이날 나란히 시즌 37호 아치를 그리며 롤리와의 격차를 2개로 줄였다.
우선 저지는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경기에서 투런포를 작렬했다. 2-4로 뒤진 6회초 1사 3루서 토론토 선발 크리스 배싯의 2구째 92.5마일 싱커가 한복판으로 날아들자 그대로 밀어때려 우중간 담장을 살짝 넘겼다.
발사각 24도, 타구속도 110.1마일로 빨랫줄처럼 날아간 타구는 우중간 펜스 위에서 잡으려고 기다리고 있던 한 남성 팬의 손을 맞고 그라운드로 떨어졌다. 심판진 리뷰를 통해 홈런이 다시 확인됐다. 비러기 398피트짜리 시즌 37호 홈런.
저지는 통산 352개의 홈런을 기록해 이 부문 역대 공동 99위로 올라 마침내 '톱100'에 진입했다. 현역 중에서는 지안카를로 스탠튼(434개). 마이크 트라웃(395개), 폴 골드슈미트(370개), 매니 마차도(360개), 프레디 프리먼(353개)에 이어 6위가 됐다.
양키스는 6회 저지의 홈런으로 4-4 동점을 만들었지만, 6,7회말 각 2실점해 결국 4대8로 패했다.
오타니는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홈 3연전 마지막 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1회 1사후 첫 타석에서 중월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5경기 연속 대포 행진을 이어갔다.
미네소타 우완 선발 크리스 패댁을 상대로 투스트라이크에 몰린 뒤 3구째 79마일 커브가 한복판으로 떨어지자 그대로 통타해 발사각 34도, 타구속도 110.3마일(177.5㎞), 비거리 441피트(134.4m) 대형 솔로 아치로 연결했다.
이로써 오타니는 지난 20~21일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홈경기에서 3회 좌중월 투런포, 3회 좌월 투런포, 22일 미네소타전서 1회 중월 투런포, 23일 9회 좌월 투런포를 각각 날린데 이어 이날은 1회 솔로홈런을 쏘아올려 5경기 연속 홈런포를 가동했다.
오타니는 지난 5월 26~28일 개인통산 10번째 3게임 연속 홈런을 마크했는데, 이번에 4경기 연속 치면서 커리어하이를 경신했고 이날 이를 5경기로 늘렸다. 통산 홈런은 262개로 역대 공동 230위로 올라섰다.
후반기 들어 무서운 페이스로 대포를 쏘아올리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에이유헤니오 수아레즈는 23~24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서 연속 침묵해 36개를 유지했다. 오타니가 수아레즈를 제치고 NL 홈런 1위를 탈환한 것.
필라델피아 필리스 카일 슈와버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보스턴 레드삭스를 상대로 1회말 투런포를 때리며 시즌 34개로 오타니와 수아레즈를 추격했다.
지금과 같은 페이스를 적용하면 롤리는 62개, 저지가 59개, 오타니가 58개, 수아레즈는 57개, 슈와버는 54개의 홈런을 각각 때리는 것으로 계산된다. 역사상 처음으로 50홈런 타자가 5명이나 탄생하게 된다는 얘기다. 지난해 양상을 재현한다면 저지와 오타니가 롤리를 제치고 다시 홈런 선두 경쟁을 벌일 공산도 크다. 두 선수가 동반 60홈런 고지를 밟은 지도 모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