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알렉 감보아 영입 대박에 웃고 있다.
감보아는 2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99구 1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 쾌투를 펼치며 시즌 7승째를 챙겼다. 롯데는 4대0으로 완승하며 시즌 50승(42패3무) 고지를 밟았다.
롯데는 지난 5월 에이스였던 찰리 반즈의 대체 선수로 감보아를 영입했다. 반즈가 단기간에 부상을 털고 돌아올 수 없다고 판단하자마자 구단이 움직였고, 최고 구속 159㎞ 강속구를 던지는 좌완 파이어볼러 감보아가 마침 한국에 올 의사가 있는 상태였다. 감보아는 계약 추진 당시 LA 다저스의 마이너리그 트리플A 소속이었는데, 메이저리그 콜업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판단 아래 해외리그 도전을 모색하고 있었다.
감보아는 풀타임 계약이었다면 100만 달러(약 13억원)까지 받을 만한 능력이 있었다. 롯데는 한국행을 원하는 감보아 영입을 주저할 이유가 없었고, 단돈 33만 달러(약 4억원)에 좌완 파이어볼러를 품을 수 있었다.
한국으로 무대를 옮긴 감보아는 기대 이상으로 더 좋은 공을 던졌다. 이날 경기 전까지 8경기에서 6승2패, 48⅔이닝, 53탈삼진, 평균자책점 2.22를 기록했다. 150㎞ 중반대까지 나오는 왼손 투수의 빠른 공에 KBO 타자들은 쉽게 적응하지 못했고, 경기당 삼진 9.80개를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는 6차례를 기록할 정도로 이닝이터 능력도 갖췄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지금 국내 외국인 투수들은 아마 구속 150㎞ 밑으로는 감독들이 잘 안 볼 것이다. 정말 변화구 구사 능력이 완벽하지 않은 이상은 그래도 기본은 150㎞를 던져야 한다고 본다. 왼손 150㎞는 아무래도 오른손보다는 타자들이 느끼기에 조금 더 빠르기 때문에, 그런데 이런 투수가 쉽게 안 나오지 않나. 좋은 선수가 나와서 계속 접촉해도 안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서로 딱 맞는 게 중요한 것 같다"며 감보아 같은 투수를 시즌 중반에 데려올 수 있었던 것에 큰 만족감을 표현했다.
감보아는 구위로 이날 키움 타선을 완전히 제압했다. 직구(63개)로 윽박지르면서 슬라이더(31개) 커브(4개) 체인지업(1개)을 섞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5㎞, 평균 구속은 153㎞였다.
키움 타자들은 감보아의 직구에 아예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고, 한번씩 변화구를 섞은 뒤에 시속 150㎞를 웃도는 빠른 공을 던지면 헛스윙했다. 그렇게 삼진 9개를 잡아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타이기록을 세웠다.
김 감독은 경기 뒤 "감보아가 에이스다운 면모로 완벽한 피칭을 펼쳐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고 칭찬했다.
감보아는 "전반적으로 좋은 팀 승리였다. 선취점으로 팀이 앞서고 있는 상황이라서 편안하게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 고승민이 홈런을 친 덕분에 잘 던질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감보아는 또 "8회에 마운드에 계속해서 올라가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7회에 이미 이번 이닝이 마지막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최대한 모든 걸 쏟아붓는다는 생각으로 올라갔기 때문에 7이닝을 완벽하게 마무리하는게 목표였다"며 "후반기 팀이 상승세를 탈 수 있는 중요한 순간에 좋은 피칭을 할 수 있어서 오늘(24일) 경기 승리가 더욱 값진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고척=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