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손흥민이 토트넘과 인연을 맺은 지 10년이 흘렀다.
그는 2015년 8월 토트넘에 둥지를 틀었다. 이별의 시간이 임박했다. 손흥민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LA FC와 이적 협상을 하고 있다. 손흥민은 당초 2024~2025시즌을 끝으로 토트넘과의 계약이 만료될 예정이었다. 토트넘이 올해 초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했다.
'HERE WE GO(히어 위 고)'의 대명사인 유럽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는 자신의 SNS에 'LA FC가 손흥민 영입을 위해 접근했다'며 'LA FC는 영입을 시도하고 있지만, 손흥민이 최종 결정권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계약기간이 11개월 남아 이적료가 발생한다. 이적료는 1500만파운드(약 280억원)선이다.
LA FC는 팀당 최대 3명까지 보유할 수 있는 현재 지명 선수 슬롯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과거 아스널에서 뛰었던 올리비에 지루가 최근 프랑스 리그1 릴로 이적했다. 지명 선수란 MLS의 독특한 규정으로 상한선을 초과한 급여를 지불할 수 있다. 리오넬 메시(인터마이애미)가 MLS를 누비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토트넘은 26일(이하 한국시각) 리그1(3부)의 와이컴 원더라스, 루턴 타운과 친선경기를 벌인다. 4시간 간격으로 2경기가 열리는데 와이컴전은 비공개, 루턴전은 일반 팬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이어 아시아 투어 길에 오른다.
토트넘은 31일 홍콩에서 아스널, 8월 3일 서울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격돌한다. 그리고 유럽으로 돌아와 8월 8일에는 바이에른 뮌헨과 마지막 리허설을 가진 후 14일 이탈리아 우디네세의 스타디오 프리울리에서 파리생제르맹(PSG)과 UEFA(유럽축구연맹) 슈퍼컵 무대에 오른다.
슈퍼컵은 직전 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챔피언과 유로파리그 우승팀이 벌이는 단판 승부다. 2025~202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8월 16일 개막된다. 토트넘의 첫 상대는 번리다.
손흥민의 거취는 아시아 투어 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 1티어 기자인 영국 '풋볼런던'의 알레스데어 골드가 25일 손흥민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토트넘의 영원한 레전드로 남을 것이라고 '찬양'했다.
그는 '기로에 서 있는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모든 것을 경험했다. 그는 토트넘에 입단한 지 1년 만에 팀을 떠나려던 상황에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설득으로 잔류했고, 이후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과 치명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2019년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의 절망적인 순간, 푸스카스상 수상 솔로골, 프리미어리그 골든부트(득점왕), 그리고 마침내 2개월 전, 41년 만에 토트넘에서 유럽 트로피를 들어올린 주장이 됐다'고 밝혔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우승 가뭄'을 털어내고 마침내 정상의 기쁨을 만끽했다. 2007~20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17년 만에 유로파리그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유럽대항전은 1983~1984시즌 유로파리그 전신인 UEFA컵 우승 이후 41년 만의 정상 등극이었다.
골드는 또 '손흥민은 클럽의 레전드다. 겸손한 주장조차도 5월 빌바오에서 우승한 그날 저녁, 단 하룻밤만이라도 레전드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스스로 선언했다. 그는 토트넘에서 454경기에 출전해 173골 101도움을 기록했고, 프리미어리그에서만 333경기에 출전해 204골에 관여했다. 그는 프리미어리그에서도 가장 잘 알려진 이름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LA FC가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뛰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클럽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토트넘 내부 관계자들은 현재까지 공식적인 영입 제안은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며 '지난 시즌 손흥민과 함께 일했던 사람들은 토트넘 이적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는 것을 감지했고, 유로파리그 우승은 그가 10년간 클럽에서 쌓아온 유산을 더욱 확고히 하는 완벽한 장식이었다'고 했다.
다만 최종 결정은 손흥민에게 달렸다고 마무리했다. 골드는 '위고 요리스가 마지막 시즌을 토트넘에 6개월 더 머물렀다가 1월 이적시장에서 자유계약으로 LA로 이적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MLS 정규 시즌은 2월 말부터 10월까지 진행되기 때문에 여름이적시장에서는 다소 어색한 상황'이라면서도 '결국 손흥민이 다음 행보를 결정해야 한다. 그는 10년 동안 토트넘에 모든 것을 바쳤고, 클럽에서 가장 희귀한 업적인 우승트로피를 차지하며 그 10년을 마무리했다. 어쨌든 그는 전설로 남을 거다'라고 덧붙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