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우주의 기운이 (장)현식이한테 있어서 8회에 현식이를 쓴 것이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최근 5연승의 비결로 "우주의 기운"을 언급했다. 그만큼 기적과 같은 역전승이 많았고, 그 중심에 필승조 장현식이 있었다. 장현식은 이번 주 3경기에 구원 등판해 3승, 3⅔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2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도 마찬가지였다. 장현식은 3-4로 끌려가던 8회말 등판해 정수빈-오명진-제이크 케이브를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까다로운 두산 상위 타선의 흐름을 완전히 끊은 것.
그러자 9회초 LG에 기회가 왔다. 두산 마무리투수 김택연을 공략해 무려 3점을 뽑았다. 이 과정에서 두산 포수 양의지의 1루 송구 실책이 나오는 등 말 그대로 우주의 기운이 LG로 향했다. LG는 6대5로 역전승하면서 2위 굳히기를 시작했다.
염 감독은 26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우주의 기운이 현식이한테 있어서 8회에 현식이를 쓴 것이다. 또 이겨서 3승이다. 투수코치한테도 현식이를 쓰라고 했다. 승운이 붙어 있다. 절대 그 흐름을 무시하지 못한다. 이번 주에 현식이가 3승 이상도 할 수 있다. 야구는 그걸 무시하지 못한다. 중간 투수가 한 주에 3승하는 경우가 몇 번 나오겠나. 1년 통틀어서 1번 나오기가 쉽지 않다. 1년에 한번 나오는 게 지금인 것이다. 그게 승운이고 흐름이다. 어제(25일)는 80%는 그 승운을 믿고 낸 것인데 또 그렇게 되더라"며 활짝 웃었다.
마찬가지로 승운이 필요한 상황이 오면 장현식은 26일도 등판할 준비를 한다. 접전에서는 장현식의 기운을 또 믿을 것인지 묻자 염 감독은 "무조건 낸다"고 단언했다.
장현식은 올 시즌을 앞두고 LG와 4년 동안 52억원 전액을 보장하는 FA 계약을 했다. 시즌 초반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면서 걱정을 샀지만, 지난달 초 돌아온 이후로는 자기 몫을 충분히 해주고 있다. 올 시즌 성적은 34경기, 3승2패, 9세이브, 2홀드, 34이닝, 평균자책점 2.38이다. 덕분에 LG도 장현식과 함께 상승세를 타고 있다.
LG는 최근 5연승에도 1위 한화와 4경기차가 난다. 한화가 연패 없이 연승하는 흐름을 이어 가고 있어 격차를 좁히기가 쉽지 않다. 대신 3위 롯데 자이언츠와 3경기차로 벌리면서 2위 굳히기에 집중하고 있다.
염 감독은 "한화에 아직 우주의 기운이 붙어 있다. 우리도 조금 오는 것 같고"라며 장현식의 호투와 함께 찾아온 기운이 이어지길 기대했다.
잠실=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