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김상식 감독이 신태용 감독을 억지로 내쫓은 인도네시아에 비수를 꽂을 수 있을까.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3세 이하(U-23) 대표팀은 25일(이하 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리핀과의 2025년 아세안축구연맹(AFF) U-23 챔피언십 준결승에서 2대1로 역전승을 거뒀다.
반대편 대진에서 진행된 인도네시아 U-23 대표팀과 태국 U-23 대표팀의 경기에서는 120분 연장전 혈투로도 승자를 가리지 못해서,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최종 승자는 승부차기에서 7대6으로 앞선 인도네시아였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격돌이 AFF U-23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완성됐다. 두 나라는 오는 29일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에서 우승자를 가린다.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자존심이 걸린 중요한 싸움이다. 이 대회에서 2회 연속 우승한 베트남은 3연패에 도전한다. 국가대표팀에서도 베트남이 동남아시아 최강자 자리에 올랐기 때문에 연령별 대표팀까지 우승하면 베트남의 축구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신태용 감독을 경질했던 이유를 이번 대회를 통해서라도 보여줘야 한다. 인도네시아축구협회가 추진 중인 적극적인 귀화정책이 국가대표팀에서는 성공적으로 나오고 있지 않아 내부적으로 압박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 신태용 감독이 U-23 대표팀도 이끌었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라도 성과를 내야 한다. 신태용 감독을 강제로 내쫓은 인도네시아를 향한 김상식 감독의 복수전이 될 수도 있는 경기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김상식 감독은 "우선 이전 감독이었던 신태용 감독님을 정말 존경한다. 인도네시아에 가장 적합한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인도네시아는 신태용 감독의 지도 아래 발전했다"며 신태용 감독을 경질한 인도네시아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결승전 진출이 확정된 후에도 "우리는 아직 인도네시아와 맞붙지 않았다. 오늘 인도네시아와 태국의 준결승 경기를 보면서, 과거 신태용 감독이 이끌던 팀과 현재 네덜란드 출신 헤랄트 바넨버르크 감독이 이끄는 팀 사이의 차이를 분석해야 한다"며 신태용 감독의 이름을 다시 한번 언급했다.
한편 신태용 감독을 경질했던 에릭 토히르 인도네시아축구협회 회장은 베트남이 2023년 태국에서 열린 U-23 AFF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보여준 거친 경기처럼 이번에도 거친 플레이를 펼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이 베트남과의 두 번째 맞대결인데, 지난번 U-23 AFF 대회에서도 만났다. 하지만 이번 경기는 다를 것이다. 당시 태국에서 열린 경기는 꽤 거칠었다. 우리 선수들도 기억할 텐데, 상대가 거칠게 나오면 우리도 거칠게 맞설 것이다. 이번에는 우리가 홈팀이기 때문이다"며 몸싸움에서 인도네시아가 베트남한테 밀리면 안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