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도대체 어디서 나타난 괴물이야?'
상상을 초월하는 능력을 지닌 괴물같은 선수들이 즐비한 미국 메이저리그에 또 한명의 괴물이 등장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에 이름을 올리는 활약으로 단숨에 자신의 존재감을 미국 전역을 넘어 세계에 알렸다. 더 놀라운 건 이 엄청난 기록을 세운 인물이 바로 올해 메이저리그에 갓 데뷔한 22살짜리라는 것이다. 이로 인해 아메리칸리그(AL) 신인왕 경쟁은 사실상 끝이 난 분위기다.
애슬레틱스 신인타자 닉 커츠(22)가 한 경기에서 무려 4개의 홈런을 날렸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한 경기에 4홈런을 날린 최초의 신인 선수다. 앞서 메이저리그에서 한 경기에 홈런 네 방을 친 타자는 19명이었다. 이들 가운데 '루키'는 단 한명도 없었다. 커츠의 기록이 왜 압도적이고, 역사적인지 알 수 있는 내용이다.
커츠는 2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다이킨파크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원정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홈런 4개를 포함, 무려 6타수 6안타 6득점 8타점을 기록했다. 야구 게임에서나 볼 법한 성적인데, 현실 세계에서 실제로 나왔다.
더불어 지난 1948년 당시 만 25세의 팻 시레이가 기록한 최연소 한 경기 4홈런 기록도 77년 만에 3년 앞당겼다. 커츠를 능가할 선수가 언제 또 나올 지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
홈런 외에 나머지 2개의 안타는 단타와 2루타였다. 이로 인해 이날 커츠는 무려 19루타(1+2+4+4+4+4)를 달성했는데, 이는 지난 2002년 LA다저스 간판타자 숀 그린이 처음 세운 메이저리그 한 경기 최다루타와 타이기록이다. 새삼 커츠의 존재감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이날 커츠는 1회초 좌전안타에 이어 2회초 좌월 2점 홈런을 쳤다. 이어 4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 1타점짜리 중월 2루타를 날려 사이클링 히트를 눈 앞에 두게 됐다. 3루타만 추가하면 사이클링 히트 달성이다.
메이저리그 공식사이트 MLB닷컴은 '커츠는 3루 코치에게 팀이 앞서고 있기 때문에 좌중간이나 우중간으로 타구가 날아가면 (사이클링 히트를 위해) 3루타를 노려보겠다는 말을 미리 했다'고 전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커츠는 자신이 무슨 일을 벌일 지 전혀 짐작조차 못한 것이다. 사이클링 히트만이 목표였다.
하지만 커츠는 이후 돌아온 세 차례 타석에서 3루타 대신 3홈런을 날리는 사고를 쳤다. 6회초에는 좌월 솔로홈런, 8회초에는 우월 솔로홈런. 그리고 9회초 이날 6번째 타석에는 좌월 3점 홈런을 날렸다. '좌-우-좌'로 이어진 홈런 방향도 기가 막힐 정도다. 너무 완벽해서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밀어치든 당겨치든 걸리면 넘어갔다.
2003년생 커츠는 지난해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4번으로 애슬레틱스에 지명됐다. 입단 첫 해 마이너리그를 거쳐 2년차인 올해 4월 24일에 텍사스 레이저스를 상대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현재까지 66경기에 나와 타율 0.305(239타수 45안타)에 23홈런, 59타점으로 뜨거운 타격감을 보이고 있다. 이미 유력한 AL 신인왕 후보였는데, 26일 휴스턴전 4홈런-8타점-19루타의 대기록으로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 덕분에 신인왕 수상이 거의 확실시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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