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송정헌 기자] 13번의 견제구. 다음날 다시 만난 LG 김진성을 상대로 안타를 치고 출루해 득점까지 성공했다.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LG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 두산이 LG에 9대 6으로 승리했다.
잠실 라이벌 양 팀의 3연전 내내 접전을 펼쳤다. 이틀 연속 LG에 한 점 차 패배를 당했던 두산은 3연전 마지막 날 0-5 경기를 9-6으로 뒤집으며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두산은 전날 26일 경기에서 대주자로 출전했던 조수행이 13번의 견제를 당하는 상황이 발생하며 이슈가 됐다.
26일 경기 8회말 선두타자 김인태가 볼넷으로 출루하자 두산은 1루 대주자를 내보냈다. 두산에서 발이 가장 빠른 조수행이 1루 대주자로 나섰다. 마운드에 있던 LG 김진성은 무사 1루에서 양석환과 이유찬 두 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1루 견제구를 13개나 던지며 조수행의 발을 묶었다.
발 빠른 조수행의 발을 묶기 위해 어쩔 수 없는 견제구라고는 하지만, 무려 13번의 견제구가 나왔다. 조수행은 13번의 견제구를 뚫고 2루 도루에 성공시켰으나 끝내 득점은 올리지 못했다.
두산 조성환 감독대행은 27일 경기를 앞두고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견제구 13개 상황에 대해 "조금 과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솔직하게 말했다. LG 염경엽 감독도 "승부처라서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조성환 대형의 어필을 충분히 이해한다"라며 미안함을 나타냈다.
KBO리그는 아직까지 견제구 횟수 제한이 없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투수가 주자가 있을 시 '투구판 이탈 제한' 룰이 있어 3번 이상의 견제구를 던질 수 없다.
13번의 견제를 당했던 조수행이 다음날 27일 경기에서 8회말 또다시 LG 김진성을 상대했다. 이번에는 대주자가 아닌 타석에서 김진성을 상대로 안타를 치고 출루했다.
8회말 무사 1, 3루. 1루주자 조수행은 2루까지 내달리더니, 박계범의 외야플라이 타구 2루에서 3루까지 질주해 안착했다. 이유찬의 후속 안타가 터지며 조수행은 득점까지 성공하며 전날 13개의 견제구를 당했던 상황을 완벽하게 복수(?) 하는데 성공했다.
반면 김진성은 8회를 모두 마치지 못하고 2실점 강판 당했다. 조수행은 안타와 귀중한 득점까지 올리며 기분 좋은 역전승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