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두산 베어스 주전 유격수 이유찬이 '옆집' LG 트윈스의 천적으로 등극했다. 상대전적만 보면 KBO리그 최강타자 KT 안현민 보다 무섭다.
이유찬은 27일 잠실에서 열린 2025 KBO리그 LG전 2번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유찬은 5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9대6 역전승에 앞장섰다. LG의 6연승을 가로막는 선봉장 역할을 잘해줬다.
이유찬은 후반기에 들어오며 등장음악을 변경했다. 이유찬이 타석에 설 때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의 수록곡 골든(Golden)이 울려퍼진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우리나라의 아이돌을 소재로 해외에서는 최초로 제작한 애니메이션이다. 넷플릭스 영화 부문 글로벌 1위에 오르는 등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골든 역시 빌보드 글로벌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이와 함께 이유찬도 'LG 사냥꾼'의 면모를 발휘했다. 이유찬은 올해 LG전 타율 0.476 / 출루율 0.522 / 장타율 0.571에 OPS(출루율+장타율)는 무려 1.093이다. 시즌 성적이 0.270 / 0.343 / 0.342인 점을 고려하면 LG를 상대로는 평소보다 두 배쯤 잘 친다고 볼 수 있다. 안현민의 시즌 OPS가 1.135, LG전 OPS가 0.909다. LG전 한정 안현민 보다 강한 타자다.
이유찬 활약 속에 두산은 다시 반등했다. 이유찬은 "최근 팽팽한 경기들을 내줘서 아쉬움이 너무도 컸다. 연패를 끊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 것 같아 기분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두산은 지난 주 1위 한화와 2위 LG를 연속해서 만났다. 2승 1무 3패로 선전했으나 3패가 모두 1점 차였다.
이유찬은 수비에서도 내야 신예 박준순 오명진을 이끌고 있다. 이유찬은 "지난해까지는 내가 우리 팀 내야수 4명 중 가장 어린 날이 많았다. 그런데 올해는 내가 가장 형인 날도 날도 적지 않다. 지난해까지 형들에게 경기 전후, 또 경기 전에 많은 것들을 배웠다. 올해는 내가 후배들에게 그 역할을 하는 데 신경쓰고 있다"고 밝혔다.
이유찬은 공격 보다 수비를 강조했다. 그는 "유격수가 실수에 고개를 떨구면 팀 전체가 다운된다. (김)재호 선배님이 그러셨듯 내가, 혹은 동료가 실수하더라도 처지지 않도록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것까지도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유찬은 이제 중간 연차로 팀 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줘야 한다. 이유찬은 "체력 부담을 언급할 단계는 아니다. (양)의지 선배님도 포수로 꾸준히 출장하시며 젊은 선수들을 끌어올리려 하신다. 중간나이로서 선배들과 함께 열심히 팀 분위기 상승에 보탬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아내 사랑'도 잊지 않았다. 그는 "끝으로 아내에게 고맙다는 얘기를 전하고 싶다. 육아가 힘들 텐데도 경기 후 집에 가면 언제나 힘이 되어준다. 남편으로서 앞으로도 멋진 모습 보여주겠다"고 '외조'를 약속했다.
잠실=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