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충격의 역전패. 후유증을 막아야 하는 한주의 시작이다.
삼성 라이온즈가 27일 수원에서 또 한번 악몽을 겪었다. 3-0으로 앞선 9회말 1사 후 4점을 내주며 3대4로 믿기 힘든 역전패를 당했다. 밀어내기 볼넷으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4실점까지 허용한 안타는 단타 2개 뿐. 4사구 5개가 문제였다. 마무리 이호성과 필승조 핵심 김태훈이 허무한 볼넷으로 무너졌다. 시즌 내내 약했던 KT 위즈전 첫 3연전 위닝시리즈가 물거품 되는 순간.
5강 탈환을 노리는 삼성 라이온즈의 최대 약점 불펜진 현주소를 보여주는 참담한 순간이었다.
이런 충격적 패배는 여운을 남긴다. 부정적 여파가 이어질 수 있다.
지난 주 KIA 타이거즈가 대표적이었다. 주중 첫 경기였던 22일 LG 트윈스전에서 8회말 6득점으로 7-4를 만든 뒤, 9회초 5실점으로 7대9로 패한 여파가 한주 내내 이어지며 6연패에 빠졌다.
다행인 점은 삼성은 충격 역전패 후 하루를 쉬며 추스를 시간이 있었다는 점.
하지만 새로운 한주 일정이 험난하다.
1위 한화 이글스(대전)에 이어 상승세인 2위 LG 트윈스(대구)를 만난다. 5강 진입의 분수령에서 만나는 최대 고비. 난세의 영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일단 당장 불펜진 보강 요소는 없다.
베테랑 좌완 백정현의 복귀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
지난달 7일 왼쪽 어깨 가벼운 염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백정현은 당초 후반기 시작과 함께 복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회복 속도가 더뎌 컴백 시점이 조금씩 늦춰지고 있는 상황.
삼성 박진만 감독은 27일 백정현의 복귀 시점에 대해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 같다. 어깨 쪽이라 팔꿈치랑 달리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아직 퓨처스리그 경기 등 실전 피칭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8월 중 복귀해 힘을 보태기만 해도 다행이다.
올시즌 불펜으로 보직 변경한 백정현은 29경기에서 2승 1세이브 3홀드, 1.95의 평균자책점으로 맹활약했다. 경험이 부족한 삼성 필승조에 큰 힘을 보탰지만 부상으로 아쉽게 브레이크가 걸렸다.
마운드가 탄탄한 선두 한화와의 대전경기. 접전이 이어질 경우 불펜진이 부담을 가질 수 있다.
믿을 건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팀 홈런 100개(103홈런)을 넘긴 홈런 군단 다운 한방이다. 최대한 리드 폭을 늘려 불펜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
다행히 구자욱 디아즈 강민호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의 사이클이 좋은 상태다. 이재현도 상승세다.
삼성은 지난 20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후반기 첫 경기에서 홈런 7방을 터뜨리며 15대10 역전승을 거뒀다. 3회 디아즈의 역전 투런포로 3-2로 앞서던 4회초 실책이 빌미가 돼 대거 5실점, 3-7로 뒤집어진 경기. 구자욱의 추격 투런포를 시작으로 김영웅(솔로)→김태훈(솔로)→이재현(투런)→디아즈(솔로)→이성규(투런)으로 삼성다운 화끈한 화력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다만, 관건은 집 떠나면 약했던 삼성이 원정징크스를 극복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삼성은 올시즌 원정경기에서 17승1무27패로 부진했다. 대전에서도 좋은 기억이 없다. 삼성은 올시즌 어린이날 치러진 대전 3연전에서 싹쓸이 패를 당하고 돌아왔다. 팀 타선은 대전에서 2할1푼4리의 타율로 10개구단 중 가장 낮았다. 홈런은 2개.
역전패의 아픔을 잊게 해줄 명약은 화끈한 장타쇼. 최강 한화 방패를 적지 대전에서 삼성 거포들이 뚫어낼 수 있을지 이번 3연전의 관전포인트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