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가 선발투수 더스틴 메이를 놓고 트레이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 다저블루는 29일(이하 한국시각) '다저스 관련 소문들: 더스틴 메이가 잠재적 트레이드 매물로 검토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메이의 트레이드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저스는 후반기 들어 부상자 명단(IL)에 있던 투수들이 속속 복귀하는데다 전반기 막판 투타 겸업을 재개한 오타니 쇼헤이가 선발투수로 투구이닝을 늘리면서 로테이션 자원이 풍성해졌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6인 로테이션을 가동하겠다고 한 이유다.
로버츠 감독은 28일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전을 앞두고 가진 현지 인터뷰에서 "오타니가 수요일(현지시각) 신시내티에서 4이닝을 던질 계획인데, 그 다음 등판도 수요일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6인 로테이션을 가동하게 된다"고 밝혔다.
다저스는 트리플A에서 재활 등판을 하고 있는 블레이크 스넬이 곧 합류하면 오타니, 클레이튼 커쇼, 타일러 글래스나우, 더스틴 메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에밋 시한 등 6인 로테이션을 가동하고도 남는다. 이 중 메이가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게 다저스 구단의 논의 사항이라고 보면 된다.
다저블루는 '다저스의 선발진이 과도하게 풍성해지면서 더스틴 메이가 트레이드 데드라인(8월 1일 오전 7시)을 앞두고 인기있는 이름으로 거론되고 있다'며 '블레이크 스넬이 곧 IL에서 돌아오면 메이는 로테이션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다저스는 로스터에서 취약한 부분을 채우기 위한 방법으로 메이 트레이드를 검토해 왔다'고 보도했다.
가능성이 아니라 다저스 구단이 실제 메이를 트레이드하기 위한 물밑 작업을 벌여왔다는 얘기다. 메이 트레이드에 대한 다저스의 '진심'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득이 되는 측면이 많다는 게 현지 매체들의 진단이다.
LA 타임스 잭 해리스 기자는 이날 '다저스 상황을 잘 아는 관계자에 따르면, 리그 평균 이하의 성적을 기록 중인 임대 선수로서 메이 단독으로 많은 보상을 받게 해줄지는 의문이지만, 다저스와 트레이드 협상을 벌일 파트너들이 메이를 상당히 면밀하게 관찰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시 말해 메이에 관심을 갖고 있는 구단이 나타난 이상 다저스가 그를 트레이드하기 위한 논의를 실제 벌이고 있다는 시그널이 감지됐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다저스는 메이를 트레이드해 어느 포지션을 보강하려 할까. 현재로서는 불펜진보다는 외야진이 될 공산이 커 보인다. 다저블루는 '트레이드가 이뤄진다면 다저스는 외야진 보강에 무게를 둘 것이다. 선수와 선수를 맞바꾸는 게 어렵다면 메이가 포함된 삼각 트레이드가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MLB.com도 전날 '이번 주는 더스틴 메이에게 매혹적인 기간이 될 것이다. 그는 시즌 내내 다저스 로테이션에서 가장 믿을 만한 선발투수이고 현재 투구이닝서 야마모토 요시노부 다음으로 많은 이닝을 던졌다. 작년 시즌 부상으로 통째로 쉰 걸 감안하면 매우 인상적인 활약이다. 다저스는 부상 투수들이 속속 복귀하고 있기 때문에 메이가 트레이드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물론 트레이드 되지 않는다면 메이는 불펜진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자원이다.
메이는 2019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래 매년 유망주로 평가받았으나, 잦은 부상으로 성장 속도가 느렸다. 2023년 7월에는 토미존 서저리를 받아 지난해까지 재활에 전념했다.
그러나 그는 올시즌 건강하게 돌아와 데뷔 이후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 중이다. 18경기에서 99이닝을 투구해 6승6패, 평균자책점 4.73, 92탈삼진을 마크했다. 3~4선발이 필요한 팀에는 제격이다.
다저스는 최근 유망주 출신 투수와 이별한 경험이 있다. 지난 겨울 FA로 풀린 워커 뷸러를 잡지 않았다. 뷸러는 2015년 드래프트 1라운드 출신으로 2021년 16승에 평균자책점 2.47을 올리며 에이스급으로 올라섰다. 그러나 2022년 이후 부상과 부진으로 부활하지 못하자 지난 겨울 퀄리파잉 오퍼도 제시하지 않고 내보냈다.
메이는 2016년 드래프트 3라운드 출신으로 뷸러와 마찬가지로 유망주 시절 100마일 안팎의 빠른 볼이 주무기였다. 우여곡절 끝에 어렵게 로테이션 한 자리를 잡았는데, 트레이드 운명을 받아들여야 할 수도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