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트레이드 데드라인을 3일 앞두고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거포가 부상에 직면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간판타자 에이유헤니오 수아레즈가 투수가 던진 공에 손가락을 다쳐 경기 도중 교체돼 검진을 받았다.
수아레즈는 29일(이하 한국시각)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원정경기에 4번 3루수로 출전해 3타수 1안타 1사구를 기록했다. 그가 부상을 입은 것은 1-5로 뒤진 9회초 1사후다. 디트로이트 투수는 우완 윌 베스트.
수아레즈는 볼카운트 2B1S에서 4구째 몸쪽 높은 코스로 날아든 95.6마일 싱커에 방망이를 내밀었다. 그러나 피할 겨를도 없이 공은 그의 오른손을 강타했다. 배트를 놓고 펄쩍펄쩍 뛰며 손을 감싸 쥔 수아레즈의 표정은 무척 고통스러워 보였다. 정확한 부위는 오른손 검지.
트레이너가 나와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도 수아레즈는 화를 내는 듯 인상을 찌푸리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가 버렸다. 결국 대주자 블레이즈 알렉산더가 투입됐다.
경기 후 수아레즈는 "X레이 검사상으론 별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다행인데, 지금도 너무 아프다. 내일 추가적인 정밀 검진을 받으려 한다. 상태가 어떠냐에 따라 조치가 취해질 것인데, 가능한 빨리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손가락에 밴드를 하지는 않았다.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예상되나, X레이에서 보이지 않는 '미세'한 손상이 있을 수도 있다.
토리 러벨로 애리조나 감독은 "수아레즈는 매우 강한 선수고 인상을 찌푸리는 일이 좀처럼 없는데, 그처럼 아파했다는 건 좋은 조짐은 아니다"며 "상대 투수가 의도적으로 던졌다고 보지는 않는다. 수아레즈는 지금 리그에서 가장 돋보이는 타자다. 그런 선수가 필드를 떠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MLB.com은 '이번 주는 수아레즈에게 심적으로 힘든 기간이다. 트레이드 루머가 돌고 있고 타석에서는 슬럼프가 이어지고 있다. 오늘 95.6마일 싱커에 검지를 맞아 고통스럽게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며 '경기 직후 코메리카파크 내에서 진행된 X레이 검사에선 특이사항은 없었지만, 내일 디트로이트에서 추가 검진을 받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날까지 수아레즈의 사구는 전체 타자들 중 4번째로 많은 15개인데, 대부분 손을 맞았다. 그는 지난 16일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도 사구를 맞았다. 8회말 우완 셰인 스미스(화이트삭스)의 96.3마일 포심 직구가 왼손을 강타했다. 당시에도 꽤나 고통스러웠다.
수아레즈는 이날 현재 타율 0.248(383타수 95안타), 36홈런, 87타점, 64득점, 29볼넷, 116삼진, OPS 0.898을 기록 중이다.
NL에서 홈런은 LA 다저스 오타니에 이어 카일 슈와버(필라델피아)와 공동 2위이고, 타점은 1위다. 올시즌을 마치면 FA가 되기 때문에 플레이오프를 포기한 애리조나는 그를 트레이드해 복수의 유망주들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만약 정밀검진서 이상이 발견될 경우 '제값'을 받을 수가 없다. 게다가 수아레즈는 지난 22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서 36호 홈런을 때린 뒤로 이날까지 5경기에서 21타수 2안타로 슬럼프 조짐을 보였다.
공교롭게도 수아레즈에 관심을 보이는 팀 중 하나가 디트로이트다. 디트로이트는 베네수엘라 출신인 수아레즈의 친정이다. 17세이던 2008년 가을 디트로이트에 입단해 2014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그러나 스타덤에 오른 것은 2015년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된 이후다. 2019년 49홈런, 103타점, OPS 0.930을 올리며 커리어하이를 찍었고, 시애틀 매리너스를 거쳐 2023년 12월 트레이드를 통해 애리조나에 둥지를 틀었다.
한 시즌 30홈런-100타점을 보장할 수 있는 거포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